월간패션지오,53년 역사의 패션 정보지 :: [GIO INTERVIEW]박춘무 디자이너

[GIO INTERVIEW]박춘무 디자이너: '패션 분야' 유일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수상; 2015.12.03 10: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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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디자인대상은 창의적인 디자인 경영으로 국가 디자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치하하는 포상이다. 그리고 지난 11일, 올해 디자인공로부문 국무총리상의 영예는 박춘무 디자이너에게 돌아갔다. 같은 날, 남편인 최병문 데무박춘무 대표이사는 ‘제 29회 섬유의날 유공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겹경사를 맞은 그들의 쇼룸을 찾았다. 
'데무'는 대한민국 대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1987년에 설립되었다.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박춘무는 한국 패션의 2세대 디자이너로서 그녀만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그녀는 그녀의 이름을 딴 'PARKCHOONMOO', 'DEMOO PARKCHOONMOO', 'D'deMOO'  3개의 브랜드를 전개하며 매 시즌 뉴욕, 파리, 서울 등지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제 17회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디자인공로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특별히 올해는 디자이너님의 남편이자 '데무박춘무'의 대표이사이신 최병문 대표님도 함께 수상의 기쁨을 누리셨는데요.  이번 시상식에서는 각별히 패션계에서 유일하게 수상하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힘들긴 해도 컬렉션을 선보이는 낙으로 원동력 삼아 버텨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한편으로는 이제야 브랜드가 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며 기쁩니다. 남편의 시상식은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도 못했네요.(웃음)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아 백화점의 타 브랜드들이 줄줄이 퇴점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개의 브랜드를 전개 중이신데 브랜드 별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신다면.우선 메인 컬렉션인 'DEMOO PARKCHOONMOO'는 디자이너 박춘무와 저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처음 대중에게 알린 매개체입니다. 현재 한국에 51개 매장, 중국에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해외 80여 개의 편집매장에 입점하여 꾸뛰르적인 정교한 커팅과 모던하고 구조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라인이라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또 매 시즌 뉴욕과 파리, 서울에서 아방가르드 스타일을 브랜드 색깔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PARKCHOONMOO'는 시즌마다 뉴욕과 서울에서 런웨이 쇼를 진행하는 시그니처 컬렉션이며, 'D'deMOO'는 뉴욕 웨스트 빌리지에서 영감을 받은 모던하고 유니크한 감성의 컨템퍼러리 컬렉션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두 라인보다 에이지를 낮췄습니다. 현재 한국에 39개 매장, 중국에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해외 60여 개 편집매장에 입점해있는 상황입니다.    
'데무박춘무 블루라벨'은 다양한 품목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하는 데무의 컬처 브랜드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데요. 
언론에는 지난 2011년 해외 전시회에서 3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맺은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데 그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해외전시회 참가하고 세계 30개국 60여 개의 멀티 브랜드 스토어에 입점 중입니다. 또한 매 시즌 'Who’s Next Paris', 'Tranoi Paris', 'Coterie New York' 등 메이저 패션 전시회에 참가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초 수출 시에는 블루라벨이라는 라인을 수출용으로 별도 설정하였으나 선기획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현재는 라벨의 구분 없이 'DEMOO PARKCHOONMOO'라는 단일 브랜드명으로 수출 중이며, 국내 매장에 판매되는 상품과 수출하는 상품이 동일합니다. 
이번 16 S/S 컬렉션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청사초롱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 들었는데요.
네, 이 나이쯤 되면 일상이 유별날 게 없다 보니 가끔 영화나 보러 가고 커피 마시고 하는 소소한 일상을 돌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딸의 결혼식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우리 같은 2세대 디자이너들은 서양 복식화가 막 유입될 때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한 탓에 동양적인 것보다 웨스턴식을 추종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해외에서 쇼를 준비하다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갓이나 한복 등을 엉성하게 해석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더라고요. 오리지날인 우리가 우리것을 제대로 한번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제가 원래 빨간색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또 청사초롱에서 감명을 받아 이번 컬렉션에 반영해 보았습니다. 피날레 제품은 외국에 판매되었는데 안타까운 점은 우리의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판매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우리의 것을 먼저 찾을 수 있도록 연구해 나가야겠죠. 
한국 패션계의 2세대로서 처음 디자이너로 데뷔하셨을 때와 현재를 한번 비교해주신다면.제가 데뷔한 당시에는 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손을 거치지 않는 부분이 없었어요. 직접 다 관여해서 너무 혼잡했는데 요즘은 전문가들과 파트를 나누어 협업을 하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 보니 쇼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국가적으로도 전시회와 쇼 진행에 관한 지원이 많아진 현황입니다. 정부의 지원을 누리며 모든 걸 쏟아서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7년째 브랜드를 운영 중이신데 브랜드가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꼽으신다면.큰 성과를 위해 무리하지 않고 브랜드를 욕심 없이 잔잔하게 운영해 온 것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옷에 제 의욕을 모두 담아 내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특유의 아방가르드한 느낌으로 확보하게 된 많은 마니아층 고객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전위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의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브랜드를 이끌어 온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브랜드의 가격대는 티셔츠가 20만 원 선이고  평균 가격이 5~60만원 선으로  가격대가 낮지 않은 편임에도 불구, 외국에서도 다행히 저희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해주어 마찬가지로 높은 가격대에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피드백에 보답하는 방안으로 저희는 지속적인 마니아층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만한 컬렉션과 쇼를 준비하며 브랜드 고유의 퀄리티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DEMOO PARKCHOONMOO' 이외의 라인들은 어떻습니까. 
2014 F/W 시즌부터 영캐주얼 라인인 'D’deMOO'도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런웨이 컬렉션인 'PARKCHOONMOO'는 뉴욕컬렉션에서 선보인 후 파리패션위크 기간에 파리의 쇼룸과 Tranoi Paris에서 판매하고 서울패션위크 기간동안은 본사의 쇼룸에서도 판매가 이어졌습니다. 본격 수출은 '데무'와 함께 201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의 비즈니스 역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해야 하다 보니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기술 뿐만 아니라 마케팅 능력도 요구되는 현황이라지만 스스로의 판단이죠. 저는 타인과 동업을 통해 파트너쉽으로 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례가 우리 브랜드이고. 개인의 역량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 생각한다면 선택과 집중에 만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디자이너 브랜드는 온라인 사업분야에 폐쇄적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진행은 하고 있긴 하지만 온라인 사업은 물량도 많아야 하고 무엇보다 가격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살아 남는 것이 현실인데 사실 디자이너 브랜드는 합일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개발을 해나가긴 하겠으나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 
중국 시장이 패션계에서도 각광받으며 요우커를 사로잡기 위한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DEMOO PARKCHOONMOO'도 지난해 11월에 중국 ‘항주 타워’에 첫 번째 중국 매장을 오픈하고 올해 2월에는 중국 항주 Intime 백화점에 2호 매장을 오픈하여 순조로운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3호 매장 오픈을 협의하는 중에 있습니다. 또한 2013 F/W 시즌부터는 홍콩의 I.T에서 상당한 물량을 바잉하여 홍콩과 중국 내 여러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멀티브랜드 스토어 'Twist'도 주요 바이어로 지속적인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 이외에도 브랜드가 진출한 해외 시장의 현황과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우선 미국 내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의 멀티 브랜드숍 20여 곳과 지속적으로 거래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쪽에서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편집숍 Tessabit에 입점하여 꾸준히 바잉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프랑스, 러시아, 그리스, 스위스,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 유럽 내에 다수의 편집숍과 터키,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고정 바이어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 영업망이 탄탄한 편입니다. 기존 바이어들과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함과 동시에 미국, 유럽의 메이저 백화점 및 편집샵 입점을 목표로 하는 마케팅 활동, 쇼룸 서치를 진행하여 해외 수출기반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브랜드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신다면. 
천천히 '데무'의 역사를 오래 지속하고 싶네요. 그리고 빚 없는 탄탄한 회사를 후임에게 남겨주고 싶습니다.(웃음) 그리고 2월19일, 현대백화점에 오픈할 데무의 문화복합공간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D'deMOO'에서 시도했던 오가닉 스타일을 지향하며 고객 연령대를 내리고 이전의 '데무'와 다른, 더욱 컨템퍼러리하고 젊은 감각을 뽐내는 방향으로 오픈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는 오래된 고객들과는 신기하게도 스타일을 비롯해 라이프 스타일마저도 닮아 있음을 발견하여 구상해본 공간입니다. 의류 뿐만 아니라 하다 못해 수건, 화분, 향초 등 '데무'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공간을 꾸려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어제는(11월19일) SADI 패션쇼에서 심사를 하시며 후배 양성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세계에 입문을 앞둔 후배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패션 사업이 생각처럼 화려하고 쉽지만은 않지만 많이 배우고 차근차근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에 수상을 함으로써 인터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공모전 출품이나 각종 수상 사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만하면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상이 아닌 제품으로 디자이너를 평가하니까요. 정말 열의가 있고 끼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나가기 위해 연구해야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저에게 옷은, 겉치레가 아닌 생활이자 편안함입니다. 후계를 생각해서 환경을 지키는 건강한 의복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