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국학생복산업협회는 학교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서만 교복 구매를 강요하는 175개 중고등학교의 불법 사례를 적발하고, 해당 학교에 교복 주관구매제도 의무 참여를 강제하는 행위의 시정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관련 사항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2015년부터 시행된 교복 주관구매제도는 교복가격 안정화를 위해서 중고등학교에서 조달청의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교복 공급업체를 선정해 학생들이 학교측에 교복의 대금을 납부하고, 낙찰업체를 통해서 교복을 구매하는 제도다. 하지만 교복 주관구매 참여는 의무사항이 아닌 생활지도상 기준으로 학생들이 교복을 물려 입거나 중고 구매, 개별 구매 등을 원할 경우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17년 10월, 교복 주관구매제도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한국교복협회’의 주관구매제도에 관한 의무사항을 묻는 질의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 2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복 주관구매제도를 통해서만 교복을 구매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교복 주관구매 참여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일부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별적으로 교복을 구매하는 것은 단속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부 학교에서는 아직도 교복 주관구매 참여를 강제사항으로 알리고 있다는 점이다. 교복을 구매하는 학생들은 학교 지정업체에서만 교복을 구매할 수 있고, 개별구매가 불가능 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강제 참여 제도로 잘못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법률적 근거가 없는 강제행위는 헌법상 기본권인 행복추구권, 자기결정권 등의 침해는 물론 형법상 공무원의 직권남용의 우려도 있다.

이종철 한국학생복산업협회 회장은 “교복 주관구매제도를 강제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학생들의 행복추구와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추구하는 기본권 보장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초중등교육법의 규정을 일탈한 형법상의 직권남용죄에 해당될 수도 있으므로 제도의 강제적 시행은 중단돼야 한다”며 "학교는 가정통신문에 교복 주관구매 참여가 의무가 아니며 소비자가 자유롭게 교복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