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경제 신흥국 가운데 한곳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의류시장이 최근 성장세를 타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기 시작하자 의류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의류시장의 전망이 밝으며 2022년까지 23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의류시장은 전년 대비 9% 성장한 15억 달러(한화 약 1조6102원) 규모로 추정됐다. 지난 몇 년 전부터 관련 시장은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경제·사회 개혁정책인 ‘비전 2030(VISION 2030)’에 따라 현지 여성의 사회 진출과 활동이 활발해진 결과 때문이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실업률 감소가 의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복종 가운데에서도 다양한 소비층이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의류의 매출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의류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는 대부분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을 나누는 모양새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유럽, 미주지역 브랜드들이 관련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이뤄지는 일반 의류의 공급 규모는 아직까지 크지 않은 편이다.

브랜드 제품 외 의류 공급은 인근 나라인 아랍에미리트의 랜드마크 그룹의 자회사인 알 반다르 트레이딩이 사우디아라비아 의류시장의 전체 점유율 가운데 25%를 차지하며 1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밖에 파와즈 압둘라지즈 호카이르, 엠에이치 알샤야 등 소매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해외 의류와 신발 브랜드의 사우디아라비아 내 에이전트로 활약 중이다.

브랜드 가운데에선 ‘자라’, ‘베르시카’, ‘에프앤에프’, ‘H&M’, ‘갭’, ‘망고’, ‘프로모도드’ 등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며 ‘토드스 루이뷔통’, ‘엠포리오 아르마니’, ‘랄프로렌’ 등 럭셔리 브랜드도 고소득층이 즐겨 구매하는 브랜드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지 시장 선점에 나선 ‘H&M’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30세 이하 청소년 인구의 비율이 65% 이상으로 젊은 세대의 비중이 높다. 여성뿐만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이 젊은 세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의류시장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소비층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 매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경우가 최근 많아지고 또, 해외여행을 통해서 세계 곳곳에서 전개 중인 브랜드들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자 구매 경향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스웨덴 의류기업인 H&M 헤네스 앤드 모리츠 AB가 전개하는 ‘H&M’은 현지 젊은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브랜드는 현지의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최신 패션 트렌드에 적합한 신제품을 시즌별로 출시하는 방법으로 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M’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아의 젊은 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홍보와 마케팅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현지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광고에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을 출연시킴으로써 현지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홍보전략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해외 브랜드가 놓칠 수 없는 시장 가운데 한곳이기 때문에 ‘H&M’은 현지 의류시장을 선점하는데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만큼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 약 27만 명으로 우리나라보다 적은 숫자에 해당하지만 원유 추정 매장량 세계 1위, 천연가스 세계 4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등 급속한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막대한 경쟁력을 재고할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한다”며 “이런 자본에 힘입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패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며 특히 무슬림 여성은 검정색 천으로 만들어진 아바야(abaya)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지만 서구문화의 빠른 확산 덕분에 패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의류시장이 커질 수 있는 요인

‘H%M’ 외 현지의 소매 유통기업인 마지드 알 패션은 2017년 9월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인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오픈했다. 제다 레드 씨(Red Sea)몰에 숍인숍 형태로 ‘아베크롬비 앤 피치 키즈’도 함께 개장했다. 이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 대비 더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진행하는 등 브랜드의 가치를 등에 업고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운영 중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최근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자 이를 통해서 다양한 패션 관련 트렌드를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보다 패션 관련 정보들이 현지에 빠르게 전파될 경우 브랜드와 패션 트렌드 관련 정보가 소비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광고와 홍보를 통해서 현지 의류시장의 수요는 이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 여성의 경제 활동이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여성의 의류 구매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서 현지 여성의 가처분 소득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고급화를 지향하는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는 사무직 종사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한다.

이에 따라 캐주얼 스타일 이외의 코트, 블라우스. 투피스 등 정장 스타일의 의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그동안 금지돼 왔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은 축구팀 응원용 아바야와 스포츠웨어의 수요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종교기관인 원로종교위원회의 셰이크 압둘라 알무틀라크 위원은 여성에게 아바야 착용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최근 언급했다.

의류 수요의 위축은 한동안 없을 것

현지 최고 종교기관의 방침처럼 만약 현지 여성들이 아바야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규제가 완화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의류시장의 확대는 향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 의류시장을 공략하고 나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와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지 의류기업인 펄 스테이디움스는 의류의 경우 부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수요의 위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