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재부 패션 칼럼리스트』

최근 소매업 관련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는 항목이 추가된 걸 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위기는 현재진행인 듯하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8600개가 문을 닫았다. 일부에서는 미국에 더 이상 쇼핑몰이 문을 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 소매업의 종말론은 사실일까? 만약 과장되었다면 소매업을 살릴 방안은 없을까? 소매업 종말론의 진실과 소매업 위기의 탈출구를 모색해 본다.

지난 해 9월18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대형 장난감 소매 업체 토이저러스(Toys R Us)가 49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법원에 파산 보호신청을 했다. 1948년 설립 후 1695개의 매장을 가진 대형 유통 기업으로 성장한 토이저러스의 몰락은 미국은 물론 세계 유통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미국 내 전통적인 대형 유통 기업들의 위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급변하는 온라인 유통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할인점 특화에 성공한 노드스트롬 (Nordstrom)과 회원제 할인점으로 독자적인 상품을 갖춘 코스트코 (Costco)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온라인 유통 기업에게 시장을 잠식당했으며, 여기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M-커머스로 인해 끝없는 가격 경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 위기는 미리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잘못도 있는 셈이다. 토이저러스의 몰락 역시 근본적인 원인은 E-커머스와 M-커머스의 파워를 과소평가한 점이 가장 컸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온라인에 투자하며 회복을 노렸지만 이미 불가항력이었다.

그럼 ‘소매업의 종말’은 2016년에 시작된 다수의 미국 소매점이 폐점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전자상거래의 부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 습관을 바꿈에 따라 4000개 이상의 실제 매장들이 영향을 받았다. 115년 역사를 가진 JC 페니(JCPenney) 백화점은 물류센터를 매각하고 138개 매장 폐쇄를 발표했으며 메이시스(Macy's) 백화점도 63개 매장을 폐점하고 1만 명의 감원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제이.크루, 랄프 로렌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의류 브랜드들은 수익을 내고 못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1200개 쇼핑몰 가운데 2023년까지 50%가 폐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업의 종말 현상은 중산층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소득 감소를 겪고 있는 반면 교육, 의료, 주택 비용은 크게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매업 종말의 원인이 아마존닷컴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거나 20대 밀레니얼 세대들이 물건보다 경험에 더 많이 돈을 지출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오래된 체인점의 대부분이 사모펀드회사가 주도하는 차입자금을 이용해 회사를 매수하는 레버리지 매수로 인한 부채로 과부화가 걸렸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소매업의 종말’은 언론보도가 다소 과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오히려 국가 경제 활동 부문은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매업의 종말’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에서 가장 생산적인 소매 업체들은 ‘자라’, ‘H&M’ 같은 저비용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과 달러 제너럴, 패밀리 달러 같은 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미국의 유통 기업들이다.

적어도 2010년 이후 다양한 경제 요인으로 인해 다수의 미국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았으며 특히 백화점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0년에 3555개의 매장을 보유했던 시어스(Sears)는 지난 2016년에 1503개로 매장이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260개의 점포를 정리해 5년 만에 매장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한 시어스는 2000년에 최고점에 달한 2171 개 매장을 운영하는 소매 체인 케이마트 코포레이션(Kmart Corporation)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후 더 많은 폐쇄가 계획돼 75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소매업의 종말’이라는 용어는 모든 사업을 완전히 중단한 HH 그레그(HH Gregg), 패밀리 크리스찬 스토어(Family Christian Stores), 더 리미티드(The Limited) 같은 회사 등 많은 주요 소매 업체가 소매 유통을 중단하거나 크게 축소하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발표한데 이어 2017년부터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미국 잡지 ‘더 아틀란틱’은 이 현상을 ‘2017년의 소매 대재앙(The Great Retail Apocalypse of 2017)’으로 규정하면서 9개의 소매 업체 파산과 주식이 최저치를 경신한 룰루레몬, 어번 아웃피터스, 아메리칸 이글을 포함한 몇몇 의류 회사를 예로 들었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회사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는 2017년에 남아있는 미국의 쇼핑몰 가운데 25%가 2022년까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제 온라인 쇼핑은 점점 편리해지고 구매자들이 점점 더 능숙해짐에 따라 소매 환경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머리가 돌 정도로 빠른 속도는 유통 업계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17년은 공식적으로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는 항목이 추가될 정도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아울러 많은 매장들이 지난해 문을 닫았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올해 문을 닫는 오프라인 매장수가 8640개를 넘었다.

지난 해 폐업한 점포수의 4배에 달한다. 하지만 소매 업체의 위기 속에서도 올해 3000개의 오픈라인 매장이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이라는 용어는 약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몇몇 유명 소매 업체들의 몰락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소매업이 죽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다. 오히려 소매업이 새로운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쇼핑몰에 몰려가 ‘갭’이나 ‘메이시’ 매장에 불쑥 들어가 시즌에 필요한 모든 신발과 의류 그리고 뷰티 제품을 구매하고 오렌지 줄리어스나 혹은 사바로를 들고 각자 가던 길을 가는 것은 이미 오래 전 옛날 얘기다. 전통적인 소매 업체가 회전시키는 방식부터 최신 소매 업체로 인해 구현한 현명한 전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얻는 데 필요한 것들을 많이 학습했으며 아울러 무수한 온라인의 대안이 있을 때 실제 매장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그 반대로 온라인 매장이 하는 일은 실생활에서 쇼핑하는 경험을 모방하고 있다. 온라인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매장의 쇠락이 교차하는 현 시점에서 회복의 길은 없는 것일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미국 브랜드들의 수익 보고서와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분석을 검토한 결과 패션의 쇼핑 풍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 다섯 가지 요소가 제기됐다. 이 요소들은 소매업이 올해 이후로 계속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테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소매업의 종말론을 극복할 요소들을 만나보자.

소비자들, 2018년 첫 번째 트렌드로 개인화 선정

소매업의 미래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한 가지 테마를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개인화(Personalization)’가 아닐까 한다. 온라인 미디어 ‘비즈니스 오브 패션’과 ‘맥킨지 2018 스테이트 오브 패션’ 보고서에서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개인화를 2018년 첫 번째 트렌드로 꼽았다. 또한 보고서는 린크데크(Linkdex) 설문조사에서도 미국 소비자의 70% 이상이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일종의 ‘개인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소매업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구매자들의 검색과 구매 습관으로 부터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며, 이것을 이용해 온라인 고객을 위한 맞춤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아이템을 제안하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모두 퍼스널 스타일과 퍼스널 쇼핑 서비스를 도입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올해 자체 재고가 없는 매장을 오픈했지만 개인적인 스타일링 세션을 호스팅하기에 적합하도록 맞추었다. 제이 크루와 탑샵 같은 소매 업체들 역시 매장 내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고객들이 무료 약속을 만들어 누군가가 옷을 가져오도록 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영업 직원보다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스스로 쇼핑을 원하지 않거나 쇼핑할 시간이 없는 남성과 여성을 타킷으로 하는, 스타일링과 쇼핑 서비스 역할을 하는 다수의 디지털 우선 신생 기업도 있다. 올해 신생 기업 가운데 하나인 스티치 픽스(Stitch Fix)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는 여성 의류 아이템을 보내기 위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데이터 기반 가입 상자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IPO에서 1억2000만 달러(한화 약 1281억원)를 모금하며 상장해 맞춤형 소매의 성공을 입증했다.

또한 체인 소매 업체들이 허우적거린 반면에, 작은 부티크가 성공하는 추세가 유통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겉으로 보기에, 이는 그들이 구매해야 하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지시하는 하향식 접근법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자신들의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의 습관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능력 덕분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올해 우리는 더욱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소매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매장에 판매할 상품을 갖추기 위해 보다 소비자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소매업체들은 위기 상황에서 간절히 생존하기를 원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인 ‘인공 지능’은 패션도 예외는 아니다

종종 개인화 우산의 영향을 받는 방식으로 종종 활용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패션 브랜드들이 지난해에 실제로 이해하고 실험하기 시작했던 4차 산업혁명이다. 페이스북 메신저인 챗봇(Chatbots)은 소매 업체가 채택할 가장 보편적인 인공 지능 형식이었다. 일부 업체들은 고객 서비스 목적으로 순전히 주문 업데이트나 보다 인터렉티브한 FAQ 페이지(그리고 일부는 이것의 사용을 포기하고 이-메일로 충분하드는 것을 발견했다)를 보내는데 사용했다. 또 다른 일부 업체들은 실제 생활과 유사한 개인 스타일링이나 쇼핑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인공 지능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미국의 전통적인 데님 제조 업체 리바이스는 올해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업체 mode.ai와 파트너십으로 ‘가상 스타일리스트(Virtual Stylist)’라는 채팅 봇을 시작했다. 가상 스타일리스트는 온라인 고객들이 청바지 쇼핑을 할 때 핏,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을 도와준다. 서비스는 levi.com 사이트와 페이스 북 메신저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루이비통도 럭셔리 브랜드의 인공 지능 진출을 위해 Mode.ai와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친구와 제품을 공유하고 구매할 아이템을 정할 수 있는 페이스북 메신저 채팅 봇이다. 현재 루이뷔통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2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다. 고객은 채팅 봇에게 말을 걸어 브랜드의 아이템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상품에 대해 추천 받고 바로 검색할 수 있다.

이 인공 지능 공간의 넥스트 프론티어는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 같은 음성 지원 하드웨어다. 나이키, 코치, 메이시 같은 회사의 채팅 봇을 개발하고 있는 Mode.ai와 유사한 신생 기업 스냅스(Snaps)의 디렉터 조나단 쉬리프트만은 “최근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의 확산으로 많은 하드웨어와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많은 브랜드에 찾아 가서 ‘당신들은 인스타그램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당신들은 페이스북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당신들은 유투브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신들의 대화 전략은 무엇인가? 이것을 앞으로 일어날 큰일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소비자가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소매 업체들은 첨단 기술 지원 매장에서도 인공 지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지속가능 브랜드 리포메이션의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는 쇼핑객들이 각 피팅룸에서 버추얼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 있으며 모니터를 사용해 추가로 사이즈와 컬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어떤 용도로든 채팅 봇은 사람보다 확장성이 뛰어나며 판매 사원을 더 고용하지 않고도 소비자들의 점점 더 높아지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