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기업들은 최근 5년 동안 중국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존 중국으로 진출했던 브랜드들을 살펴볼 때 일부 브랜드의 철수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새롭게 진출하는 브랜드들은 드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중국시장 진출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 패션지오는 2018년 상반기 중국 패션시장에서 우리 패션기업들이 주목할 중국시장 4대 이슈를 꼽아보았다.

중국은 O2O시장, 국내 패션업계는 주목해야

지난 상반기 동안 있었던 한국과 중국 두 나라 패션업계에서 일어났던 핵심적인 이슈는 ▲O2O 열풍 ▲국내 면세점 패션브랜드의 중국시장 진출 러시 ▲중국기업과의 합작 ▲하이난 프로젝트 이 네 가지다. 특히 이 가운데 중국은 현재 O2O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관련 시장의 변화와 성장세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국내 패션업계에선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패션브랜드들은 온라인 전자상거래시장을 이월상품을 파는 곳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국내는 물론 중국 온라인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단순한 온라인채널을 넘어섰고 지금은 O2O채널이 일상화되고 있다. 카카오택시, 음식배달뿐만 아니라 패션 관련 상품들도 O2O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오프라인채널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패션기업에겐 중국 O2O시장은 접근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존재로 다가온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온라인에서 성공한 후 오프라인까지 진출한 ‘스타일난다’, ‘난닝구’, ‘임블리’ 등은 원가의 배수가 2~3배 정도 좋고 온오프라인의 가격 또한 중국 O2O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와 동일하다. 이 브랜드들을 제외하고 경쟁력은 있지만 일반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러한 구조를 도출해 내기가 쉽지 않다. 국내 패션브랜드들이 지난해에 이어서 2018년에도 부각하고 있는 중국 O2O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 패션기업 가운데 중국시장의 선도 기업인 이랜드처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랜드는 O2O시스템을 개발하고 중국에 이 시스템을 먼저 도입했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오프라인매장에서 바로 재고를 파악해 배송하는 O2O애플리케이션을 2015년 말 개발했고 2016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랜드의 오프라인매장의 25%인 2000여개의 매장이 광군제 행사기간에 참여하며 전년 대비 157% 증가한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랜드의 모델은 O2O시스템을 도입 중인 국내 패션기업들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할 때 풀어야할 선행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면세점 패션브랜드의 진출 러시?

익히 알려진 것처럼 국내의 주요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들의 80%는 중국 소비자들이다. 다만 그동안 면세점은 고급명품 브랜드나 화장품 브랜드가 주요 아이템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패션브랜드들의 입점도 늘고 있고 면세점에서 성적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7년 면세점에 진입한 ‘보이런던’, ‘ML’B, ‘에비수’ 등은 중국 소비자들과 구매대행사들의 관심 속에서 최근 주요 시내 면세점에서 월 매출 10억원을 초과해 달성하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 역시 면세점시장에서 두드러진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추세이다 보니 많은 면세점들이 향후에는 패션브랜드들을 늘리는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패션브랜드들 역시 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중국기업과 합작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중국시장으로 직진출한 국내 패션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것에 반해 중국 기업과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서 중국시장으로 진입한 국내 패션기업들은 올해도 순항중이다.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보면 이제는 국내 패션기업들의 중국 진출 방향도 직진출보다는 라이선스, 총대리, 전략적인 합작 등 비즈니스 방식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중국 온저우의 바오시냐오와 라이선스계약을 통해서 브랜드를 전개 중인 LG의 ‘헤지스’는 현재 중국에서 300여개 매장을 확보하는 등 중국에서 성공한 한국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휠라’와 ‘데쌍트’는 중국의 1등 스포츠기업인 안타와 전략적인 합자를 통해서 중국시장에서 중심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보브’와 ‘지컷’ 역시 타이완 회사와 총대리 계약을 통해서 중국시장으로 진출해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보브’는 중국의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 등 1급 상권을 중심으로 50여개 매장에서 쏠쏠한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몇 년 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 프로젝트

얼마 전 한국의 모 은행이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가운데 하나인 하이난성 하이커우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에 약 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480억원)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물론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하이난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지난달 14일 ‘동방의 하와이’ 하이난(海南)성을 중국 최초로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국가적인 ‘백년대계’를 발표한 영향이 매우 크다.

하이난성은 중국 최남단의 대표적인 관광·물류의 요충지이자 일대일로사업의 핵심지역이다. 하이커우 국제공항은 연간 2000만명이 이용하는 하이난성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항이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하이난공항면세점은 지난 1999년 오픈한 이후 최근 2012년부터 5년 사이 유입고객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란?

홍콩·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곳으로 육성

인구 930만명 총면적 3만5000㎢인 하이난성은 지난해 지역 전체 국내총생산액(GDP)이 4462억 위안(한화 약 74조6180억원)으로 중국 31개 성(省)급 지방정부 가운데 28위에 그쳤다. 성장률은 7%로 22위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14일 하이난성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다는 국가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기초적인 수준의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2035년에는 홍콩,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성숙한 자유무역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정부는 전국 최초로 하이난성에 경마스포츠의 운영을 허용하고 대형 국제 스포츠경기 등과 연계한 스포츠복권을 도입하는 방안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