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패션·유통업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통업황을 뜯어고치려는 행보다. 패션 유통 채널의 경우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 신유통 채널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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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유통업계, 3분기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지수 추이(자료:대한상공회의소)

최근 국내 유통업계 업황은 예전보다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분기 89, 2분기 90, 3분기 91을 기록했다. RBSI는 유통업체들의 체감 경기지수로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 100 이하면 경기 불황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RBSI는 4년여 만에 80대로 떨어졌으며 2분기에도 전년 동기(100)보다 10포인트 하락한 90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지수의 소폭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모양새다. 폭염이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의 전망지수는 호조세를 보인 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경우 지지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신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수가 2분기 연속 상승했다”며 “다만 내수회복과 가계부채 해결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없기 때문에 3분기 RBSI는 여전히 기준치를 밑도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3분기 인터넷쇼핑몰 RBSI는 바캉스 용품의 판매 호조 기대에 따라 100 포인트를 기록했다. 홈쇼핑 지수도 에어컨 등 여름 가전제품과 휴가철 해외여행 상품 판매 호조 전망에 102포인트를 나타냈다. 반면 대형마트는 낮은 전망치(85)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더위로 인해 방문 고객이 감소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구매금액도 줄어드는 중”이라며 “3분기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몰을 통한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지수는 중국 관광객 감소와 저가 상품 선호 증가, 온라인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 등의 이유로 91포인트를 나타냈다.

유통업계 업황이 다소 힘들어지면서 업계 전문가들도 정부의 규제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정부는 지속적인 경기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소비진작책과 함께 유통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며 “유통업계는 신기술 도입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 등 적극적 경영전략을 통해 일자리 확대로 화답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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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유통채널, 신유통의 당당한 등장

패션 유통채널 중 홈쇼핑과 인터넷·모바일 쇼핑 등의 무점포 소매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무점포 소매업의 규모는 2015년보다 15.8% 늘어난 52조69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마트의 매출 규모인 52조925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무점포 소매업은 빠른 시일 내로 대형마트의 매출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산련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4000만대를 넘어서면서 무점포 소매업의 성장 동력이 확실한 편”이라며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 경향이 확산되는 점도 무점포 소매업에 유리하게 작용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점포소매업은 2011년부터 5년간 평균 10.3% 성장하면서 1.62% 성장한 백화점, 4.6% 성장한 대형마트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백화점 채널의 경우 향후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전문소매점의 경우 미래가 불투명하다. 섬산련 관계자는 “지난해 백화점은 3.2% 성장하는 등 과거와 같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전문소매점의 경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의복 품목과 신발·가방 품목의 성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3.9%, 6.4%를 기록했으며 총 패션 소매업태 판매액은 66조6953억원으로 알려졌다. 신발·가방 품목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성장세가 꺾여 2015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의복품목과 신발·가방 품목의 지난 5년 간 성장률은 각각 3.3%, 5.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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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

최저임금 인상, 유통업에 영향有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인상되는데 이는 다른 국가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인상률이다. 보통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에 2~3%를 더해서 결정되며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현재 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의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한 사례가 있긴 하다. 지난 2014년 미국 시애틀 주에서 9달러(약 9900원) 수준이던 최저임금을 3년~5년 간 15달러(약 1만6500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론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할 시 실업률이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최저임금이 올라도 실업률 상승은 높지 않다. 큰 폭의 임금인상을 결정한 시애틀의 경우도 일자리의 변화는 크지 않았으나 노동자들의 숙련도 변화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기간 동안 미숙련 노동자들의 고용은 줄었으며 숙련 노동자들의 고용은 증가했다. 해당 사실은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으나 만약 우리나라에서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최저임금 상승이 미숙련 노동자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