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패션부문이 합병 3년 만에 흑자전환으로 성공한 것을 계기로 올해 이후의 브랜드 운영전략을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관련 업계에선 브랜드의 효율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이 흑자의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패션 명가(名家)’로 진입을 위한 계획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합병 이후부터 저성장과 수익성 악화, 성장의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 자산의 매각과 잠재된 부실 정리 등 경영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도 지난 2016년부터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고 상품군별로 세분화됐던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브랜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여성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를 정리하고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해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부진한 실적을 내는 매장을 정리하는 등 매장 효율화 작업도 함께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과 각 브랜드의 매장을 연계한 O2O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온라인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 말까지 SSF샵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고 유입 방문자의 수도 13%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10%대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몰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건물의 임차료나 매장의 관리비 등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 점유율 확대

이에 따라 삼성물산패션부문은 2018년에도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도 계속해 확고하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갈 계획이며 특히, 차별화된 브랜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또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직물사업을 통해서 소재와 원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의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 전략에는 여성 브랜드 ‘구호’가 낙점됐다. ‘구호’는 지난 2003년 론칭한 브랜드다. 현재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여성복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을 극대화한 ‘구호 스타일’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이번 뉴욕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오는 2020년에는 매출 2000억원을 달성, 글로벌 여성복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최근 미국 뉴욕의 맨해튼 미트패킹에 위치한 스탠다드 호텔에서 이번 F/W 시즌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코트를 선보였다. 이 코트는 직물사업팀이 연구개발한 캐시미어와 이중직 소재를 사용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또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노란색, 베이지색, 버건디색을 중심으로 가벼운 느낌을 주는 소재와 레이스, 스팽글 등을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 여성적인 감성이 짙은 상품도 선보였다. 윤정희 여성복 사업부장(상무)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과 품질력이 글로벌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향후 파워아이템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세일즈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역량 집중

내수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선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와 동시에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 또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 캐주얼 브랜드 ‘빈폴’ 등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남성복과 캐주얼 분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구호’, ‘르베이지’ 등의 여성복과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사업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최근 들어 패션 관련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토종·해외 브랜드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되면서 국내 패션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지만 삼성물산패션부문은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등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복종별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의 역할을 명확하게 확립해 시장에서 그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고급화를 꾀하고 ‘로가디스’는 볼륨화를 통해서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간다. ‘빨질레리’는 올해 이탈리안 모던 컨템포러리 브랜드 ‘랍 빨질레리(LAB PAL ZILERI)’로 변모한다.

최근 클래식 남성복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컨템포러리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멀티형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랍 빨질레리’는 35~49세까지인 ‘뉴 포티(New Forty)’ 고객층을 타깃으로 감도있는 캐주얼 착장 중심의 브랜드로 탈바꿈하며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차별화된 SPA 상품 개발에 집중키로

이에 따라 브랜드측은 캐주얼군 상품의 비중을 80% 이상으로 구성했으며 기존의 컨템포러리 상품과는 차별화된 이탈리아 감성의 컬러와 핏을 토대로 재킷과 이너, 팬츠 등 코디상품의 출시와 판매를 확대했다. 또 기존 ‘빨질레리’의 상품 대비 70%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해 가성비까지 챙겼다.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서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한편, 매장별로는 운영을 차별화 하는 등 오퍼레이션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SSF샵을 중심으로 온라인숍 성장의 가속화를 위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예컨대 온라인숍에서 제공하는 동영상의 콘텐츠를 확대하고 브랜드와 상품별로는 비주얼 가이드 등을 통해서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증대하고 쇼핑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특히 기존 아이템 외 스포츠시장의 성장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애슬레저 트렌드를 고려한 아이템을 통해서 매출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 브랜드가 최근 선보인 액티브 에잇 라인은 웰니스 라이프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일상 속 어느 순간에도 스타일을 놓치지 않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라이프를 추구하자는 차원에서 개발됐다. 특히 봉제선으로 인한 피부의 쏠림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오드람프 봉제법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위한 특수 소재의 믹스, 스트레치·흡습속건·냉감 등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는 등 제품의 차별화를 꾀했다. ‘에잇세컨즈’는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옐로우, 레드, 블루 등비비드한 컬러와 레터링 포인트 등으로 디자인적 포인트를 주었다.

한국 패션시장의 변화 주도할 것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스트리트 패션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의 스트리트 브랜드 ‘하이프(HYPE)’와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었다. 이번 협력으로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재고관리시스템 관리, 물류 등의 업무를 지원하며 ‘하이프’는 제품의 디자인과 판매, 마케팅 부문에 핵심적으로 그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두 명의 젊은 디자인이 만든 ‘하이프’는 독특한 문양과 패턴 등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패션 브랜드다. 삼성물산패션부문 관계자는 “차별화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한국 패션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의 패션을 알리고 또한 패션의 격과 관련 문화의 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