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성복시장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브랜드에선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고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복 업계에선 현재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는 등 여성복시장의 활황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핵심은 소비자 중심의 상품 출시와 가격 마케팅, 그리고 수익성을 고려한 프리미엄화 전략이다.

국내에 SPA 브랜드가 정착하고 여성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자 정통 여성복 브랜드의 위세가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여성복시장이 전체 패션시장의 규모 가운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중국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 초라한 실정이다. 중국산업정보에 따르면 중국 여성복시장이 전체 패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6년 기준 48.57%, 남성복(28.56%), 유아복(8.04%)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여성복시장의 경우 SPA 브랜드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지난 2008년부터 전체 패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 여성복시장이 전체 패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2.5%였으며 지난해에는 16.2%. 약 10년 만에 6.3%나 줄었으며 16.3%였던 전년에 비해서 0.1% 축소됐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몇 년 동안의 부진을 딛고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패션시장은 지난 2015년 1%대 성장에만 그친 정체기를 지나 올해는 2%대에서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복시장의 정체 속에서 스포츠 브랜드와 SPA 브랜드가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여성복은 전년 대비 약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캐릭터·컨템포러리 조닝이 여성복시장을 리딩하는 가운데 영 캐주얼과 볼륨 가두·시니어 브랜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여성복 업계에서 올해 관련 시장의 성장을 예견한 이유는 바로 최근 여성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價性比)에서 가심비價心比)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의 전체적인 소비 트렌드가 이 가심비에 집중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했다. 소비자들이 경기불황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던 가성비 트렌드와는 다르게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따지는 소비패턴을 말한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충족해 줄 수 있으면 그 제품을 사겠다는 소비심리다.

컨템포러리 캐주얼군 강화한 곳은?

올해 이 가심비 전략에 초점을 맞춘 여성복 브랜드는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가 전개하는 ‘크로커다일레이디’다. 이 브랜드는 가심비 전략 아이템 상품군으로 캐주얼과 컨템포러리가 올해 여성복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 봄 시즌부터 관련 상품을 시중에 속속 쏟아내고 있다. 특히 주목한 것은 젊은 여성소비자를 새 고객으로 흡수하는 일이다. 현재 이 브랜드의 주요 고객 타깃층은 30~50세로 맞춰져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올해 매출 규모를 전년보다 더 키우기 위해서 젊은 층 여성소비자의 고객 흡수를 위한 ‘다운에이징’ 전략을 진행한다. 이번 봄 시즌을 겨냥한 스프링코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제품은 가벼운 메모리 원단을 사용한 하프코트 아이템이다. 여성스러우면서도 산뜻한 느낌이 강하며 디자인은 이전보다 더 젊은 느낌으로 소화됐다. 간절기에는 이너로 한 봄에는 일상에서 아우터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췄다.

파스텔톤 색상과 카라의 셔링을 통해서 의류에 포인트를 줬다. 실내에서는 앞부분을 열어 카디건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의 여성복시장의 모습을 살펴보면 한동안 인기가 좋았던 수입 컨템포러리 상품군의 성장세는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이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컨템포러리 상품은 30대 이후의 여성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좋은 편이다.

실제로 크로커다일레이든 지난해 매출 2300억원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 부천 원종점 같은 한달 매출 2억원을 돌파한 매장을 배출했다. 부천원종점 외에도 수원남문점, 경기정왕점, 롯데노원점은 한달 매출 1억원을 돌파했고 전체 매장 당 평균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10% 상승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젊은 층’ 유입 전략

최근의 국내 여성복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단일 매장이 한달 매출 2억원을 돌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노길주 사업본부장은 “브랜드의 리뉴얼과 함께 보다 젊고 다양해진 상품의 라인업,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활동의 시너지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고 3050 여성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디자인과 좋은 소재 적용, 합리적인 가격 책정, 고객 중심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성과를 낸 것 같다”고 자체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크로커다일레이는 올해도 지난해의 브랜드 운영전략을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최근에 교체한 새 BI와 SI를 적용한 매장의 확대에 집중한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식이 매출 상상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길주 사업본부장은 “올해는 특히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법으로 여성복시장의 리더십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확고하게 심어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시즌별로 리딩 상품을 강화하고 신규 아이템 개발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과 협찬·후원을 통해 브랜드의 노출을 확대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것이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올해 주요 브랜드 운영전략이다. 최근 브랜드 SNS채널의 리뉴얼을 마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것이 한 예다. 브랜드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리뉴얼한 SNS채널을 통해서 30~40대 여성소비자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또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젊은 소비자 같은 신규 고객의 유입을 이끌어내고 브랜드의 소식과 신제품 소개는 물론 스타일링 방법 소개와 문화 〮트렌디 스팟 소개, 체험프로그램 제공 등 콘텐츠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브랜드와 소비자의 공감대 형성이 올해 주요 목표다. 노길주 사업본부장은 “SNS채널을 통한 소통 확대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의 리뉴얼 작업의 일환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1세대 여성복 브랜드로써 오프라인은 물론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고객과의 소통채널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20~30대 직장인 여성 타깃 뉴 포멀룩

여성복 업계에 따르면 20~30대 직장인 여성들을 타깃으로 다양하게 코디가 가능한 뉴 포멀룩이 인기를 얻고 있다. 클래식에 컨템포러리 트렌드를 가미한 ‘클램포러리 클래식+컨템포러리’가 인기를 끌며 컨템포러리 감성이 접목된 뉴 포멀룩이 국내 여성복시장에서 부상 중이라는 것. 이 아이템은 오피스룩과 데일리웨어룩으로 모두 착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국내 여성복 브랜드의 전체 조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대표 이서현)이 전개하는 ‘구호’는 매 시즌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젊은 감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컨템포러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다른 복종뿐만 아니라 특히, 여성복은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구호는 이번 S/S 시즌을 위해서 세라믹 아티스트로 유명한 구세나 작가와 협업을 통해서 최근 익스클루시브 라인 아티산을 선보였다.

봄을 대표하는 고귀한 동백꽃과 양귀비 등 꽃을 모티브로 구세나 작가의 세라믹 아트웍을 접목했다. 티셔츠, 셔츠 원피스, 후디, 에코백, 파우치 등 의류와 액세서리는 물론 접시, 컵 꽃병 등 세라믹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 F/W 시즌을 위한 제품의 콘셉트는 ‘세로토닌 드로잉(Serotonin Drawing)’으로 잡았다. 세로토닌은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고도 불린다. 이 콘셉트를 베이스로 깔고 구호는 컬러, 패브릭, 스타일에서 풍요로움이 돋보일 수 있도록 볼륨감을 신경 쓰는 한편 시크한 감성을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또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해 신사복에서 주로 보이는 테일러링 기법을 곳곳에 적용한 오버사이즈코트, 재킷 등을 선보이는 등 중성적인 감성의 ‘어반 시크(Urban Chic) 룩’을 제안했다. 코트의 경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직물 사업팀이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한 캐시미어와 이중직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글로벌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또 풍성함이 느껴지는 옐로우, 베이지, 버건디 컬러를 중심으로 가벼운 느낌을 주는 소재와 레이스, 반짝이는 소재인 스팽글(Spangle) 등 트렌디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의류의 고급스러운 프리미엄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적인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스타일의 상품도 출시했다. 플라워 프린트를 유화기법으로 깊이감을 더한 드레스, 스커트, 블라우스는 물론 프릴(주름을 잡아 물결 모양으로 만든 가장자리 장식)과 골드버튼, 반짝임이 화려한 니트웨어, 햇빛으로 생기는 그림자에서 영감 받은 러프칼라(주름 디자인 목깃) 등의 디자인으로 페미닌한 감성을 표현했다.

젊은 소비자 대상 에딧 라인 업그레이드 구호, 올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전략 초점 삼성물산 패션부문(대표 이서현)이 전개하는 ‘구호’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의 국내 여성복시장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보다는 퇴보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테크놀로지의 발달 등으로 고객 트렌드의 변화 또한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리딩하는 여성복 브랜드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구호는 올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고 이들의 삶을 고급스럽게 해주는 새로운 프리미엄전략과 브랜딩에 입각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전략과 세일즈전략, 테크놀로지와 라이프를 연계하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올해 여성복시장의 위험 요인은 젊은 고객들이 백화점을 외면하고 기존 고객들은 점점 노후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젊은 층 소비자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브랜드측은 내다보고 있다. 여성복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지만 기회의 요소는 반드시 숨어 있는 법이다. 구호는 최근 가치 있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브랜드의 이미지에 빠져 든 고객은 스스로 그 브랜드의 광고주가 되어 소비시장과 패션시장을 사이에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부분을 최고의 기회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브랜드력에 자신감이 있음을 피력하는 것이다. 구호는 올해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젊은 소비자 대상의 에딧 라인을 업그레이드해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 미국 등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한 브랜드의 인지도와 BI 강화, 하트포아이의 CSR을 통한 브랜딩, 플래그십을 통해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소통하는 전략도 함께 진행한다. 이밖에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브랜드의 철학을 제고하고 광고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선 브랜드의 이미지의 변화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략에 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