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지난 10월 15일 개최했다. 지난 시즌에도 바니스 뉴욕, 셀프리지 백화점, 르 봉 마르세, 네타포르테 등 수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서울을 왔다갈 정도로 관심이 높다.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젊은 브랜드를 소개한다.

지금, 서울보다 더 스릴 넘치는 패션 씬을 찾기는 힘들다.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스트릿 스타일과 어디서나 눈에 띄는 패스트 패션이 처음에 관심을 끌지만, 이달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의 런웨이야말로 전 세계 패션 에디터들과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장소다.
경계를 넘나드는 서울의 스트릿 스타일만큼이나, 패션의 물결을 주도하는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들의 디자인은 컨템포러리 클래식부터 더 관념적인 디자인까지 아우른다. 여기, 포브스가 주목한 세 명의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을 모았다.

지호영 디자이너
브랜드명: 헤타(Heta)
론칭: 2016년
브랜드 컨셉트:
헤타는 유선의 실루엣과 럭셔리한 디테일로 패션계에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젠더리스 라인이다

트렌드세터를 위한 남성복, 헤타
‘헤타’를 창립한 지호영은 남성복을 전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국내 여성복브랜드를 만드는‘구호’에 발을 들였다. 정교한 손기술을 가진 그를 유명 브랜드 구호는 한 번에 낙점했다. 독특한 배경을 고려했을 때 그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독립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브랜드 이름으로, 지호영은 비주얼적으로 심플하고 들었을 때 한 번에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원했다. 헤타의 첫글자인 H는 그의 이름 앞 글자를 따온 것이며, “eta”는 H를 뜻하는 그리스어다.

“나는 값이 싸고 단순한 디자인의 스트리트웨어에 지쳐 있었다. 왜 남자를 위한 ‘재밌는’ 옷이 없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했다.” 헤타는 럭셔리한 남성복으로 출발했지만, 올해는 모든 사람을 고려한 디자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헐렁한 재킷이나 직선의 앞면과 나팔모양의 뒷면을 가진 탑 같은, 젠더리스한 실루엣을 생각하고 있다. 물 흐르는 듯 하며 경계 없이 창조적인 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그는 마르지엘라, 라프 시몬스와 게스키에르를 영감의 원천으로 꼽았다.

헤타를 사랑하는 팬이 그가 존경하는 이 패션 선지자들의 팬과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 고객들은 유명인사들의 옷을 입히는 스타일리스트들, 패션 산업에서 일하는 20대 남성들, 그리고 게이 남자들이다. 그들은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 트렌드를 만든다.”

이혜미 디자이너
브랜드명: EENK
론칭: 2015년
브랜드 컨셉트:
EENK는 클래식하고 수집 가능한 디자인에 뿌리를 두고 약간의 위트를 가미한 브랜드이다.

위트를 더한 빈티지 콜렉션

지난 2013년, 이혜미는 ‘레터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몇 달에 한 번씩 알파벳을 골라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아이템을 출시하기 시작한 것. 예를 들어 b라는 알파벳으로 시작해 비니를 출시했다. a로 시작하는 아이템을 출시할 때쯤이면 하나의 컬렉션이 완성될 것이다.

처음 출시한 몇 개의 아이템이 히트를 치자, 이혜미는 2015년에 g라는 알파벳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브랜드 이름은 EENK(잉크)라고 지었다. 그녀가 전통적 잉크의 전달과 소통 능력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잉크의 I는 그녀 이름 뒷글자인 두 개의 e로 바꿨다.

그녀의 고객들은 20대에서 30대의 젊은 나이일지 모르지만, 이혜미는 자신의 브랜드가 트렌드를 쫓아가는 브랜드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내 고객들의 나이는 어릴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감 있고 자신의 정체성에 당당한 사람들이다.” 그녀가 덧붙인다. “거기다 나는 빈티지를 사랑하고 수집한다. 내디자인도 클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약간의 예상치 못한 요소를 품고 있을 뿐이다.”

잉크의 가장 잘 팔리는 아이템은 시그니처한 사각 골드 손잡이를 달고 있는 시크하고 매끈한 아이폰 케이스다. 예상치 못한 요소를 담은 클래식 빈티지. 그녀가 말한 브랜드 컨셉을 모두 담고 있다.

김보나, 임재혁 디자이너
브랜드명: BESFXXK
론칭: 2016년
브랜드 컨셉트:
BESFXXK는 군복과 밀리터리 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기능성이 다양하면서도 매우 스타일리시한 라인을 선보인다.

스타일리시하게 재탄생한 밀리터리 룩
김보나와 임재혁은 런던예술대학에서 패션을 공부하던 중 만나서, 2016년에 BESFXXK를 론칭했다. 임재혁에 따르면 “새로운 시각언어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이름은 맞춤 제작을 뜻하는 형용사 bespoke와 비속어 f**k의 합성어다.

용감무쌍한 두 디자이너에게 지난 2년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밀란 패션위크에 쇼를 세우기도 했고 자켓 중 하나를 바니스 뉴욕의 바이어가 낙점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감의 원천으로 군복을 참조한다.
“군복이란 게 어쩔 수 없이 수많은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 임재혁이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복을 더 기능적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자 한다.”

그들의 아우터 아이템은 미학적 목적 뿐 아니라 기능적 목적을 위해서 똑딱이를 채우거나 끈으로 묶거나 드레이프를 늘어뜨릴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언뜻 보기에 지나치게 실용주의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클래식하고 타임리스한 디테일들을 엿볼 수 있다. “우리 작업은 역사와 컨템포러리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는 임재혁의 말에 납득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