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 전문 웹사이트인 트레드업(ThredUp)에 따르면 미국의 리세일 시장은 2022년까지 410 억 달러(약 46 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리세일 경제 규모는 200 억 달러(약 22 조 원)에 달하며, 의류(49%)와 전자 제품(20%), 서적(13%), 가정용 가구(11%)순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리세일 규모는 일반 소매 부문보다 24 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의 71%가 향후 5 년 동안 리세일에 더 많은 돈을 쓸 계획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는 미국의 럭셔리 리세일 시장은 2018년 전 세계적으로 60억 달러(한화 약 6조 7천억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소비자들은 리세일에 우호적이며, 점점 패스트 패션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영국의 중저가 백화점인 하우스 오브 프레이져(House of Fraser)와 막스 앤 스펜서 (Marks & Spencer), 뉴룩(New Look)과 같은 소매 거물급 매장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나면서 영국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온라인 리세일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리세일 시장 성장의 이유
한정된 상품을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갖고 싶은 욕망은 크기 마련이다. 남들과 구별되고 싶고 돋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파고들며 등장한 것이 바로 리세일러다. 매장 앞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 뒤에 구매하는 것이 어려운 고객들을 중심으로 리세일 시장이 창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남성 의류 전용 큐레이팅 커뮤니티 플랫폼인 ‘그레일드(Grailed)’,‘헤로인(heroin)’에서 리세일이 등장하였으며, 리세일 플랫폼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럭셔리 리세일 사이트인 베스티에르 컬렉티브(Vestiaire Collective)의 CMO 및 부사장인 시안느 페르난데스 웡(Ceanne Fernandeswong)은 리세일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리세일 경제 성장의 이유에는 소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옷을 평생 반복해서 입고 싶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서 패스트 패션을 선택하기도 했던 것 이다.”고 전했다.

미국 럭셔리 패션 리세일 전문점인 ‘더리얼 리얼(TheRealReal)’의 최고 판매자인 라티 르베스쿠(Rati Levesque)는 “몇몇 소비자들은 럭셔리 제품 구매를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리세일을 통해 원래 가격의 50~70%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 하기도 했다.

럭셔리 핸드백 리세일 업체 ‘리백(Rebag)’의 CEO 인 찰스 고라(Charles Gorra)는 이러한 소유권에 대한 변화된 태도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자와 심지어 그보다 젊은 세대들은‘소유’하지 않고 ‘경험’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 부모님들은 몇 가지 물건을 사서 장기적 소유하는 반면에,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리세일 업체의 경험 제공
리세일 시장에서도 고객 경험은 중요하다. 베스티에르 컬렉티브에서 구매하는 고객들은 ‘진정성있는 값진 경험’을 찾고 있다고 페르난데스-웡은 전했다. “우리 사이트는 에르메스 핸드백을 10만 파운드(약 1 억 4 천억 원)에 판매하였습니다.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고객이 구매 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불편함이 없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리백’은 판매자로부터 제품 자체를 구매한 다음 온라인 상점과 뉴욕 매장에서 직접 거래한다. ‘리백’의 CEO 찰스 고라는 이 웹 사이트가 제품을 향상시키고 ‘브랜드의 세계’를 존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각 제품을 완벽하게정비한 후 360도 맞춤 제작기를 거쳐 모든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미지는 제품의 출처를 자세히 설명하는 사본과 함께 세팅한다.

또한 럭셔리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리백’은 ‘중고’ 보다는 ‘사전-소유(preowned)’또는 ‘사범-애정(pre-loved)’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 리세일 상품을 설명하는 언어의 ‘전환’을 시작했다. 찰스 고라는 “리세일 상품도 매우 비싼 제품입니다. 사전-소유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때로는 수천 달러(약 수백만 원)를 지불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 합니다.”라고 전했다.

P2P 소셜 마켓, 포쉬마크(Poshmark)
판매자들은 리세일을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회전식 옷장에 대한 아이디어는 점점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무언가를 사서 몇 번을 입고 다니며 더 이상 필요 없을 때 새로운 것을 사기 위해 기존의 물건을 팝니다. 결과적으로 패션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습니다”라고 P2P 소셜 마켓인 포쉬마크(Poshmark)의 설립자이자 CEO 인 매니쉬 찬드라(Manish Chandra)는 설명한다.

포쉬마크 소셜 마켓은 약 4 백만 명의 ‘판매자 스타일리스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루에 1,400만 개의 아이템을 판매하고 매주 1 억 달러(한화 약 1,100 억 원) 상당의 인벤토리를 플랫폼에 업로드한다. 포쉬마크에서는 약 5,000개 브랜드에서 7천 5백만 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찬드라는 포쉬마크를 ‘사람들 중심의 상거래’ 사례로 판매자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의견을 공유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 구매자와 일대일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구매자의 약 75%는 동일한 판매자에게 반복 구매 한다.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하루에 25 분을 앱에서 소비하며 7~9 번 정도 접속한다. 찬드라는 포쉬마크를 ‘중독성이 높은 사회적 상업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판매자는 일회용 빈티지에서 새로운 디자인, 또는 자신의 고유 디자인까지 판매함으로써 대규모의 팔로워를 구축한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브랜드의 관련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찬드라 는 “그것은 브랜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셀러가 쇼핑객을 위해 각각의 상품을 어떻게 스타일을 잡고 사진을 찍기로 결정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라며 “포쉬마크는 단순한 쇼핑 목적지 그 이상입니다. 바로 차세대 패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라고 말한다.

리세일 사업의 어려움
리세일이 쉽고 성공적인 사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서비스, 인증, 배송 및 취급, 판매자 및 고객 획득에 대한 높은 수수료율 등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상품 수급이다. 소매 업계의 미래 학자인 더그 스티븐스(Doug Stephens)는 “위탁 사업 (특히 고급 제품을 취급하는 사업)의 가장 큰 과제는 재고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리셀러들에게 정품 인증 역시 여전히 까다로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일련번호가 있는 핸드백과 같은 일부 제품은 비교적 쉽게 인증할 수 있는 반면 의류와 같은 다른 제품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럭셔리 브랜드들은 위조품 문제를 주장하며 리셀러들에 등을 돌려 왔다. 샤넬 측 은 2018 년 3 월 뉴욕에 본사를 둔 빈티지 판매 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모조품 판매와 샤넬 제품 판매는 브랜드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이뤄져 고객의 혼란을 빚고 있기도 하다. 한편, 점점 많은 브랜드들이 럭셔리 제품 시장의 약 10 %를 차지하는 2 차 럭셔리 시장인 리세일 시장을 수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베인앤컴퍼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