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결합해 더욱 강력해지는 차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 패션산업은 다른 산업분야와 융합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기술은 옷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혹은 판매자 입장에서, 심지어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의 패션 산업에 인공지능이 적용된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향후 패션업계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그 변화한 모습 속에서 과연 패션산업 종사자들의 역할과 업무는 어떠한 양상을 보일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데이터 마케팅 코리아가 조사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패테크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최근 글로벌 패션업계의 큰 화두 중 한 가지는 바로 미국 패션 브랜드 ‘갭(Gap)’이다. 한 때 글로벌 영 캐주얼 시장을 주도했던 갭(Gap)에 더 이상 디자이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갭(Gap)이라는 회사가 ‘디자인’속성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패션 브랜드지만, 패션 회사에 디자이너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발상은 패션 업계로서는 큰 충격이었다. 이 사건은 향후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의 발전이 패션이라는 산업의 구조를 얼마나 획기적으로 바 꿀 수 있을지 보여주는 하나의 시발점이 되었다.

인공지능 기반의 패션 분석 검색기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조기술에 대한 혁신뿐 아니라 소비자의 제품 탐색 및 구매의사결정 과정에 도움을 주는 기술 또한 등장하고 있다. 한국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는 올 상반기 딥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패션 아이템을 검색하고 이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어떤 브랜드 제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미지 검색’을 통해 제품의 정보를 확인, 구매할 수 있게함으로써 제품정보를 탐색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탐색 프로세스의 변화는 향후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이나 제품홍보와 같은 활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을 방송 프로그램에 노출시켜 마케팅효과를 기대하는 PPL은 패션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인데, 최근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여배우 박민영이 입고 나온 블라우스는 방송 이후 ‘박민영 블라우스’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을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상승시켰다.

만약 이미지 검색이 보편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사람들은 제품정보를 확인 하고 싶은 옷을 사진으로 찍어서 이미지 검색을 하거나, 드라마 속 장면을 캡처하여 검색할 것이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박민영 블라우스’를 키워드로 검색하는 행동이 점차 줄어들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소비자 구매의사결정의 첫 단계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변화시키고, 그에 따라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 또한 변화되도록 만들고 있다.

내 옷을 디자인해주는 인공지능 ‘프로젝트 뮤즈’

이번 사례는 소셜 데이터를 활용하여 최신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제작단계에서 디자인에 접목시키는 경우다. 바로 구글과 패션업체 잘란도(Zalando)의 인공지능 패션 프로젝트 프로젝트 뮤즈(Project Muze)’로, 인공 지능을 통해 수많은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지금 가장 핫한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적 취향과 원하는 스타일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내가 좋아하는 옷을 디자인한다. 기존 패션업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에 의존해 각 시즌별 유행하는 패턴이나 색, 디자인을 선정하고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형태의 구조 였다면, ‘프로젝트 뮤즈‘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소비자가 좋아하고 실제로 구매하고 착용한 제품 디자인을 분석하여 소비자의 실증적 트렌드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인공지능이 디자인해준 옷과 패션 아이템.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과연 패션 디자이너의 위상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있을지 주목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제조업의 핵심, 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시도되는 기술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다. 기존의 제작 방식에서는 제작하는 옷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생산라인이 필요했지만 이제 동일한 공제법은 하나의 공정모듈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제작 프로세스를 변화시킴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여 스마트 팩토리 보다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갖춘 공장개념이 바로‘스피드 팩토리’다. 로봇을 제작공정에 투입하여자동 생산 시스템을 갖추어 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이 데이터나 인공지능 측면에서는 어떠한 의미를 갖게 될까?

바로 앞에 언급한 인공지능 기반의 디자인과 연계될 경우, 내가 원하는, 나만을 위해 디자인된 옷을 거의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소비자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존 소비자들은 이미 만들어진 옷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역할만 했었다면, 앞으로는 제품생산에도 영향을 주는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기술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패션 산업의 미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제품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찾아주고, 가장 최신의 패션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로봇을 통해 보다 빠르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해당 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와 의미를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색, 패턴 및 디자인을 직접 맞춤 제작할 수 있게 하기에 소비자는 더 이상 구매자가 아닌, 제작에 참여하는 주체가 되며 자신의 개성을 직접 발현 할 수 있는 생산자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은 같은 디자인의 옷을 대량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가 아닌, 개인의 선호를 반영하고 이를 직접 생산 할 수 있는 인프라로 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앞으로 사람은 패션산업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로봇이 생산공정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패션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과연 인간이 미래의 패션산업에서 발현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심도 있게 고민 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