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여성들이 일반 브라보다는 편안한 스포츠 브라를 많이 찾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슬레저 트렌드가 미국의 속옷시장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은 층인 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이 트렌드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주목해볼만한 정보다.

미국의 여성 속옷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2017년 기준으로 시장은 124억4150만 달러(한화 약 13조4679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에는 151억5741만 달러(한화 약 16조4078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성용 속옷 가운데에서도 최근 스포츠브라는 밀레니얼세대에게 인기있는 유망 품목 가운데 하나로 부상 중이다.

컨설팅 기업 A.T. Kearney에 따르면 미국의 스포츠브라시장은 지난 2016년 기준 35억 달러(한화 약 3조788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스포츠브라시장은 전체 미국 브라시장의 6%만을 점유했지만 현재는 2016년 통계 기준 전체 브라시장의 25%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것.

스포츠브라의 인기가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지자 일반 여성용 브라의 인기는 위축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에이티 커니(A.T. Kearney)는 최근 미국에서는 일반 여성용 패드브라의 수요는 낮아지고 있으며 브라 제조사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재빨리 적응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스포츠브라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인기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회사인 엘 브랜즈의 수익은 지난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25% 하락한 반면 같은 시기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이 출시한 스포츠브라 매출은 20% 상승했으며, 특히 2015년 리서치 전문기업인 엔피디 그룹의 소비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밀레니얼세대 소비자 가운데 41%가 일주일 동안 일반 여성용 브라 대신 스포츠브라를 착용한 것으로 조사돼 스포츠브라가 점차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었을 때 편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필요

엔피디(NPD)는 또 미국의 여성 소비자 가운데 28%는 운동복을 일상복으로 입고 있고 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라도 61%는 평소에도 스포츠웨어를 즐겨 입는다고 덧붙였다. 엔피디측의 언급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포츠브라시장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에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스포츠브라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스포츠브라업계의 주요 트렌드는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스포츠브라는 다른 속옷 제품보다도 기능성이 특히 강조되기 때문에 관련 업계는 지난 몇 년 전부터 매년 혁신적인 기술로 개발한 기능성 소재의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웨어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선도하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2017년 7월 통풍이 잘되고 압박감이 적어 착용감이 편안한 홑겹소재를 적용한 스포츠브라 FE/NOM 플라이니트를 출시했다. 또 2018년 봄 신상품으로 움직임에 따라 신축성이 조정되는 소재를 사용한 나이키 모션 어댑트 브라를 출시한 것. 이에 따라 여성용 브라는 소비자에게 편안함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브랜딩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리서치 전문기업인 유고이(YouGov)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속옷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주요 고객 타깃층인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들이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출시한 제품의 구매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여성용 속옷은 기존 남성들에 의해서 세워진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입었을 때 편안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여성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사이즈의 다양화·스타트업 창업 잇따라

또 그동안 관련 제품이 스몰(Small), 미디엄(Medium), 라지(Large)로만 사이즈가 한정돼 출시됨에 따라 불편함을 겪었던 여성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플러스 사이즈 등 다양한 사이즈가 적용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도 스포츠브라시장의 한가지 변화다. 미국의 스타트업 브랜드인 ‘블룸 브라스(Bloom Bras)’의 창립자 엘리스 케이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여성들의 신체 사이즈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미국 여성의 평균 브라 사이즈는 34B에서 34DD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브랜드인 ‘블룸 브라스’는 기존 사이즈 외 다양한 신체 사이즈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는 쪽으로 브랜드의 운영방향을 설정했다. 여성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스포츠브라의 사이즈를 기존 사이징 기준 28D에서 50K까지의 사이즈를 포함해 1~9로 다양화하는 전략을 마련한 것.

미국에서 스포츠브라의 인기가 이어지자 관련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창업과 브랜드의 론칭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 브라스’ 외 ‘닉스웨어Knixwear)’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 브랜드는 자사가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와이어 사용을 배제하는 출시 전략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제품은 매일 학교에서, 직장에서, 요가를 하면서 언제든지 입을 수 있는 브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엠시그널(OMsignal)은 헬스, 웰빙, 스포츠분야의 비즈니스시장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B2B 스타트업 기업이다. 브라에 심전도와 호흡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한 스마트형 스포츠브라를 개발해 시중에 내놓았다. 신기술과 기능성 스포츠브라의 트렌드를 접목해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것.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금 미국의 속옷시장은 전반적으로 섹시한 디자인을 강조했던 트렌드에서 겉모양보다는 건강과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렌드로 옮겨가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는 경쟁력을 갖춘 신소재를 사용한 편안한 스포츠브라 제품을 개발하면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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