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발시장의 성장세는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의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겨났고 스포티한 스타일의 스니커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일본의 신발시장은 관세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지만 소재와 디자인이 탁월한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승부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한다.

일본 신발산업의 규모는 약 1조4000억 엔(소매매출기준, 한화 약 13조7159억원)으로 현지 소비자 외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계속 증가하는 영향 덕분에 다목적 스포츠화의 판매가 크게 늘자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지난 2011년부터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부유층에서 중간층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과 중국 정부가 해외구입상품에 대한 증세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관련 시장이 일부 축소될 수 있는 우려가 잠재해 있는 상황이다.

현지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등 소모품의 수요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에는 귀금속이나 신발 등에 대한 수요는 수축되고 있다”며 방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수요 감소현상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신발시장의 품목별 규모(2017년 예측)는 스포츠화가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여성화(22%), 신사화(14%)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화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다양한 다목적용 신발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신사화와 여성화의 매출은 일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에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연구소측은 예상했다. 스포츠화시장의 확대 배경에는 지난 2015년 발족한 문부과학성 스포츠청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스니커 통근’ 캠페인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스포츠 관련 시장조사기업인 재팬 스포츠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서 2017년까지 스포츠화시장에서 남성용 캐주얼 스니커즈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7000 엔(한화 약 6만8000원) 이상 고가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트렌드가 캐주얼 스니커즈로 전환됨에 따라 가죽신발의 수요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관련 업계는 이런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부가가치·가성비’ 브랜드 운영 양극화

이에 따라 일본 신발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주요 제조사이면서 상위에 위치한 기업인 미즈노, 아식스 등은 지난 2017년부터 출시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고기능성(경량성, 쿠션감 등), 심미성 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제품의 부가가치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중저가 브랜드인 ‘문스터’, ‘아식스트레이딩’ 등은 편안함을 강조하고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진행 중이다.

관련 브랜드들의 최근 동향을 비춰볼 때 고부가가치제품과 고가성비제품을 출시하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신발시장이 커짐에 따라 관련 제품의 수입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일본의 신발품목 관련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현재 FTA를 체결중인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관세특혜를 부여하고 있는 중국, 미얀마, 캄보디아에서 수입이 많으며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신 디자인 제품의 생산이 많은 이탈리아가 상위에 포함돼 있다. 신발품목은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입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일본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신발품목의 규모는 약 298억 엔(한화 약 2921원)으로 수입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스포츠용 신발의 수출 규모(2017년 약 3억 엔, 한화 약 29억3982만원)는 계속 상승 중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출품목은 기능성 런닝화가 대부분이며 특히, 수입 규모가 꾸준하게 늘고 있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제품의 경우 한국제품의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발을 수입할 때 적용하는 관세율이 높은 것은 일본 신발시장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현재 일본의 관련 당국이 수입되는 신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은 6.7~30%로 관세율을 비교적 높게 매기고 있다.

특히 가죽신발을 대상으로 관세할당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기준 한도 수량은 약 1200만 켤레로 기준 한도 수량 이내인 경우에는 종류에 따라 21.6%~24%,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30%의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유통경로를 살펴보면 신사화는 기본적인 형태의 상품이 많아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형 구두제조사에서 직접 소매점에 납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성화는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판매가 일반적이며 대부분 중소영세제조사가 운영하는 여성화 전문매장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스포츠화는 브랜드의 매장 직판과 함께 신발전문점(ABC마트, 치요다, G-Foot 등)을 통해서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라쿠텐,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를 통한 직접(혹은 수입상을 통한 간접)판매가 정착 중이다. 소비 트렌드는 양극화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같은 고가 브랜드에서 출시한 실용성과 편의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으며 방일 외국인의 일본 한정제품 수요와 구매 또한 지난 몇 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ABC마트, G-Foot 등 전문 신발판매업체에선 직접 출시하고 판매하는 PB브랜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최근 인기가 커지고 있는 스니커즈, 애슬레저 등 스포티한 디자인의 중저가 품목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 노력 중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 브랜드가 일본 신발시장으로 진출할 때 소비의 양극화에 대한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발은 관세가 높은 품목이기 때문에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직접 수출할 경우에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아세안 국가(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품을 생산한 후 일본으로 수출할 때는 무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고기능성 스포츠화는 비싸지만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의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양산형 스니커즈처럼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은 동남아시아 기지에서 생산을 하고 그 이후에 우회로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