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 사이 최근 여성복과 영유아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한국 기업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슬레저 같은 틈새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주요 산업 리서치 기관인 아이에스 월드(IBIS Worl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패션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여성복과 영유아용 아동복의 생산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49억7410만 달러(한화 약 5조3272억원)로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성장률은 연 평균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규모가 해마다 축소된 주요 원인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아웃소싱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지의 생산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여성복과 영유아 의류 산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금액으로는 41억5710만 달러(한화 약 4조450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생산 품목은 블라우스와 셔츠, 드레스, 반바지와 바지, 수영복, 유아복이다.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품목군은 블라우스와 셔츠 분야로 전체 여성복과 영유아복 시장에서 생산하는 품목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29.1%에 달한다. 이밖에 드레스의 생산 비율은 27.7%, 반바지와 바지 14.5%, 수영복 6.7%, 유아복 1.7%, 기타 의류 생산은 20.3%로 파악됐다.

또 아이비에스 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복과 영유아복 시장에서 도매 판매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6년 기준 730억6310만 달러(한화 약 78조1775억) 규모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2017년 규모는 약 738억1150만 달러(한화 약 78조9930억원)로 전년 대비 1.0% 성장이 예측됐으며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1.5% 성장해 2022년에는 796억970만 달러(한화 약 85조1983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성들의 비만율 증가 관련 의류 관심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요는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의 패션 트렌드인 애슬레저 스타일의 의류와 더불어 사이즈가 큰 플러스 사이즈 의류의 인기가 좋다. 특히 미국의 전체 플러스 사이즈 의류 시장에서 여성 의류 소매 판매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아이비에스 월드(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의 여성 플러스 사이즈 의류 시장은 2016년 기준 97억4310만 달러(한화 약 10조4338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또 플러스 사이즈 여성 의류의 소매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0.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오는 2021년에는 101억4950만 달러(한화 약 10조869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성장 원인은 최근 여성들의 비만율이 이전에 비해서 크게 늘어나 큰 사이즈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최근에는 신축성이 뛰어난 기능성 원단 위주의 애슬레저 의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현지 업계에선 관련 의류 제품의 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

월드 트레이드 아틀라스(World Trade Atlas)의 스포츠 의류 수입 통계(HS Code 6112 기준)에 따르면 2017년 10월 미국의 스포츠 의류 수입 규모는 약 7억6300만 달러(한화 약 8165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8.49% 늘었다. 주요 수입 나라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의류 수입 관련 규제를 알아보자

특히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가장 많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약 3억7000만 달러(한화 약 3961억원) 이상의 스포츠 의류가 중국에서 수입됐으며 중국산 의류는 미국의 수입 시장에서 48.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5.81% 늘어난 것. 한국은 수입 대상 나라 가운데 28위다. 2017년 10월 기준 약 53만 달러(한화 약 5억6747만원) 규모의 스포츠 의류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전년 대비 123.4% 급신장했다.

수입 절차는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미국의 수입제도와 관세율 구조를 잠시 살펴보면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규제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까다롭다.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연방 정부기관으로 미국에서 생산·판매·유통되는 모든 소비재를 소비자 안전법에 따라 규제하고 있으며 의류, 원단, 보석, 운동 용품, 냉장 기구, 가구, 차량에 대한 안전성 규정 준수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서 요구하는 안전성 증명서는 화물선적 서류와 함께 통관 과정에서 세관이 요구할 때 바로 제시돼야 하며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물품의 통관이 거부돼 반송되거나 폐기 처분될 수 있다. 안전성 증명은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가 인정한 실험 연구소에서 안전성 테스트를 받아야 하며 관련 연구소가 미국에만 있을 경우에는 제품의 샘플을 미국으로 송부해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증빙 서류를 갖추어야 한다.

한국에선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에서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관련 인증에 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연방통상위원회(FTC)에서는 의류에 부착하는 라벨링을 규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수입 또는 판매되는 모든 의류 제품(신발, 장갑, 모자 제외)에 의류 라벨링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모든 의류에는 사용된 섬유의 함유량, 원산지 정보와 제조 업체의 정보가 표기돼야 하며 의류 세탁법 등 관리 방법과 주의사항이 포함돼야 통관을 할 수 있다.

한국의 섬유 기술 경쟁력 인정

미국의 유명 의류 브랜드의 바이어들은 한국 섬유는 품질이 다른 아시아권 나라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섬세함이 있다고 평가하며 품질이 월등하고 디자인이 좋은 제품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 제품들과 경쟁하기보다는 고가의 고품질 의류인 유럽산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현지 패스트 패션 업계의 바이어들은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러나 애슬레저 또는 스포츠 의류의 경우 가격보다는 기능성 중심으로 품질을 따져보기 때문에 제품의 특성에 맞는 가격 전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미국인들의 체형을 고려한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구비하는 것도 주요 의류 브랜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끄는데 중요한 요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의류를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맞춤형 유통망 개발도 한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