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는 최근 일본에서 새 한류 붐이 조성됨에 따라 한국 기업이 현지 의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호기가 찾아왔다고 보고 있다. 유통망의 경우 직접 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일본 의류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9조2202억 엔(한화 약 88조원)으로 파악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고령화가 심화돼 가는 일본 사회의 특성상 의류 산업 전체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저가제품 선호 현상과 인터넷을 통한 구입 패턴 등 소비 행동의 변화 역시 시장의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터넷 통신 판매 부문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 채널을 활용한 통신 판매 채널은 최근 매출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 특히 10~20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통신 판매 시장이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2017년 일본 패션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패스트 패션’과 ‘인터넷 쇼핑몰’이 떠올랐다. 패스트 패션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패스트 패션 부문의 약진에 따라 종합 의류 회사도 SPA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을 추진 중일 정도며 관련 제품이 인터넷 판매 채널에서 판매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일본의 전체 의류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통 채널로 최근 자리매김했다. 쇼핑몰 가운데에서도 패션 전문 채널인 조조타운(ZOZOTOWN)이 최근 몇 년 전부터 인터넷 통신 판매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르며 2017년 매출액이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히는 등 관련 시장을 견인하고 있고 이런 현상에 맞춰 현지 패션 관련 대기업에서도 인터넷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산 패션 제품 인기 급상승 분위기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제조한 패션 제품이 판매가 잘 되는 등 인기가 급상승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런 현상에 대해 최근 일본에서 새 한류 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트와이스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인기가 커지고 있고 이런 현상에 맞춰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아이돌 그룹이 입고 출연한 의류가 유행하는 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

한국 패션을 지칭하는 신조어인 ‘얼짱 패션(オルチャンファッション)’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또 일본이 주요 국가로부터 의류를 수입하는 동향을 살펴보아도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나타난다. 현재 일본의 의류 수입 시장은 중국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일 정도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한국 기업이 의류 제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입은 늘어나고 있다.

일반 대중적인 제품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고급 제품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저가 제품은 중국, 베트남 등 일부 개도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 의류 수입 시장의 모습이다. 특히 기성복의 경우 생산 비용이 저렴한 개도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전체 의류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연간 증감률과 점유율의 변동은 거의 없다. 그러나 지난 2016년부터는 주요 수입국 순위에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한 9위를 차지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의류 수입 시장에선 수입국을 대상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특별한 규제와 규정은 없지만 ▲가공재 수입 감세제도 ▲필수 인증제도 ▲지적재산권 침해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서 한국 기업들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공재 수입 감세제도는 일본에서 수출된 원재료가 외국에서 가공 또는 조립된 후 재수입될 경우에는 같은 제품에 부과된 관세 가운데에서 수출 당시 원재료에 해당되는 관세 분은 감세가 가능하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의 인기 이어질 듯

지적재산권 침해 물품의 경우는 원산지 허위 또는 오기가 있는 제품, 위조 캐릭터, 위조 상품 등 지적재산권 침해 물품의 수입은 금지돼 있다. 필수 인증제도는 ‘가정 용품 품질 표시법’에 따라 섬유의 조성, 세탁 등 취급 방법, 수입자 또는 판매자 명칭과 주소(또는 전화번호) 등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또한 부분적으로 가죽이나 합성피혁을 사용한 의류는 가죽의 종류를 표시해야만 수입이 가능하다.

한편 올해도 일본 의류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 쇼핑몰과 브랜드의 활약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 예로 한국의 대표 패션 브랜드인 ‘스타일난다’는 일본의 최대 백화점인 이세탄 신주쿠에 입점한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도쿄의 패션 중심지인 하라주쿠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일본 여고생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디홀릭’, ‘츄’, ‘고고싱’ 등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의 패션이 유행하는 붐이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일본 10대 여성 절반은 한국은 패션 참고 국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온라인을통한 한국 패션의 영향력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의류 시장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그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지 패션 이커머스 시장이 인기를 얻고 있고 규모 또한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과 브랜드가 온라인을 통한 시장 공략은 충분히 유효한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기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

한국 기업·브랜드의 진출 적기는 지금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일본의 대표 유통플랫폼인 라쿠텐이 한국의 패션 특화 사이트인 ‘케이-패션 에스티(K-Fashion St)’를 개설하는 등 온라인 중심으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이런 영향 덕분에 기존 일본 진출 기업들의 매출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새 한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지금이 한국 기업과 의류 브랜드가 일본 의류 시장에 진출하면 충분하게 승산이 있는 적기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유행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패션의 세련된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패션은 ‘유행을 앞서 간다’는 인식이 강하고 특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진출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는 이미 일본에서 트렌디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 패션은 일본에서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나이와 성별을 확대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