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겨울의 잔향이 아직 살을 에고 있는 2월이지만 남성복 업계는 무술년 봄을 맞아 저마다의 채비를 갖춘 모양새다. 올해 남성들은 더욱 편안하고 쉬운 패션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복 업계, ‘휴식’으로 긴장 완화해

▲S/S시즌 ‘릴렉스드 포멀리티(Relaxed Formality)’ 트렌드에 주목한 ‘마에스트로’

패션업계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격식의 완화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7년 패션산업 10대 이슈’에서 ‘포멀 코드의 완화’가 10대 이슈에 선정됐으며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소비습관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한 동시에 발표한 ‘2018년 패션산업 전망’에서는 올해 패션업계 핵심 키워드로 ‘초연결사회’를 제시하며 개인과 개인, 개인과 브랜드 등 경계의 허물어짐과 함께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S/S시즌 ‘릴렉스드 포멀리티(Relaxed Formality)’ 트렌드에 주목했다. ‘모던 클래식’을 콘셉트로 차세대 리더의 모던한 감각을 추구한 마에스트로는 올 시즌 길어진 여름에 맞춰 실용적인 코트스타일을 중점적으로 부각한 트렌치코트, 애슬레저 무드의 확산과 함께 짧은 기장과 가벼운 중량감을 강조한 아우터, 내추럴한 소재와 프레시한 칼라에 주목한 리넨셔츠 등 자연스러운 편안함과 소재, 컬러 그리고 실루엣에 착안한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마에스트로는 무술년을 맞아 보다 차별화된 남성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지향하는 ‘시그니쳐샵’ 전개에 힘을 싣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가지고 싶은 남자의 서재’를 콘셉트로 해외 가구업체인 ‘스텔라워크스(Stellar Works)’와 하이엔드 러기지(High-end Luggage) 제작 업체인 ‘FPM’와 협업한 시그니쳐샵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이어 두 번째 시그니쳐샵 오픈을 예고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남성복 브랜드로서 ‘고급화’와 ‘편안함’을 양립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캠브리지멤버스’는 S/S 시즌 기존에 고수해오던 ‘고급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동시에 일상이 패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TPO에 맞는 ‘편안함’에 주목했다. 재킷만 따로 코디해도 어색하지 않은 가벼운 느낌의 수트로 편안함을 잡으면서 또한 여름에도 시원하고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제로라인’을 준비했다.

한편 캠브리지멤버스는 S/S 시즌 기존 VIP 고객들에게 브랜드 로열티를 전달하기 위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 매달 고객들을 위한 기획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상품적으로도 간절기부터 성하기까지 시즌을 세분화해 이에 걸맞는 다양한 제품 홍보와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남성복,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지이크’는 ‘슬로우 라운지’ 시즌 콘셉트를 앞세워 릴렉스된 휴양지의 감성을 제안한다

시장의 불황이 지속될수록 새 브랜드의 론칭과 같은 도전보다는 기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와 제품 다각화를 부각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신성통상의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는 지난 1995년 론칭 이후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 ‘앤드지’ ‘지바이지오지아’, ‘리얼지오지아’ 등 다양한 콘셉트의 라인을 선보인 바 있다.

신원의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 또한 캐주얼과 최근 포멀의 감성을 두루 갖춘 감성으로 브랜드 정체성 확립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자 분투하는 모양새다. 지이크는 이번 S/S 시즌 콘셉트인 ‘슬로우 라운지(SLOW LOUNGE)’를 바탕으로 릴렉스된 휴양지의 감성을 청량감 있는 소재와 여유 있는 실루엣, 풍부한 컬러감으로 제안한다는 입장이다. 여행을 통해 완벽한 힐링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올 시즌 여행과 일상에 연관된 키워드와 컬러를 통해 편안한 힐링 플레이스 혹은 상상 속의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

이번 시즌 지이크의 키 아이템인 캐주얼 재킷과 캐주얼 셔츠, 티셔츠는 시원한 소재와 편안한 핏, 파스텔 톤 컬러를 바탕으로 한 화사한 색채감을 무기로 내세웠다. 정장군 13만2000장, 캐주얼 15만3000장, 액세서리 3만4200장으로 총 31만9200장으로 소비자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지이크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엔 현재 시장성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남성복들은 이번 시즌 기존 브랜드 안에서 변화를 주거나 제품 다각화를 통해 풍부한 컬러감과 다양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한 프레시한 이미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포멀웨어 부문에서 ‘퍼스트 수트’를 주력으로 내세운 ‘브루노바피’

세정의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는’ 고퀄리티 소재나 기능성을 반영한 프리미엄 포멀웨어를 구성해 조금 더 남성복 본연에 충실하면서 캐주얼 부문에서는 시그니처 아이템을 구성해 한 소재를 다양한 컬러로 전개,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가심비’ 트렌드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층 더 다운에이징된 포멀과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로 보다 넓은 고객층을 만족시키며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영포티를 품겠다는 것.

이번 봄 브루노바피는 시즌 포멀 부문에서 총 23컬러의 ‘퍼스트 수트(1st Suit)’를 키 아이템으로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생애 첫 정장을, 비즈니스맨에게는 품격 높은 올해 첫 정장을 제안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S/S 시즌 브루노바피는 정장 총 69스타일, 캐주얼 140스타일, 셔츠와 타이 210스타일로 총 419스타일을 준비했다.

브루노바피 관계자는 “남성복의 양극화가 긴 시간 이어지고 있다”며 “브루노바피는 이번 시즌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변하지 않는 가치의 프리미엄 상품과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는 히트 아이템 중심의 가성비 상품군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유수진 PFIN 대표

무술년 S/S 시즌, 부드러운 휴일의 감성 제안돼

이번 S/S 시즌 남성복은 여유롭고 부드러운 실루엣에 리조트와 문화적 감성을 담은 테일러링 룩, 젊은 아빠들이 휴일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 입을법한 캐주얼 룩, 미니멀리즘 뉘앙스 안에서 깨끗하고 실용적인 디테일들로 새로운 테일러링을 만들어내는 영 유니폼 스타일, 그래피컬한 아이템 매칭과 아티스틱한 컬러 팔레트를 적용한 룩 등이 대표적으로 제안된다.

이번 시즌 수트는 지난 시즌에 비해 좀 더 편안한 애티튜드를 가진 채, 쉽고 일상적인 스타일링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번 시즌의 아우터들은 주로 베이직한 아이템들이 대거 제안되면서도 이전보다 좀 더 활기를 머금고 영하게 업데이트된 모습으로 주로 표현된다. 상의 또한 베이직한 아이템을 기반으로 이전보다 좀 더 활기를 머금고 영하게 업데이트된 모습으로 주로 표현되는데, 셔츠만으로도 유니폼룩의 완성이 가능한 모던하고 깔끔한 유니폼 셔츠, 볼드한 컬러감과 리조트 무드를 담은 썸머 볼링 셔츠가 제안된다. 슬림-스트레이트 핏 팬츠는 지난 시즌에 이어 캐주얼한 뉘앙스로 전개되는 경향을 보이며 발등을 덮을 정도로 찰랑하게 긴 기장으로 제안되지만 접어 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버려두어 무심한 듯 멋부린 캐주얼룩을 연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