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널리스트의 새해 섬유·패션 산업 진단
2018년 01월 09일 12시 35분 입력

유럽연합(EU)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기회 요소

이화영 하나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18년 여름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EU)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섬유∙의류∙신발 제조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연합(EU)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베트남의 섬유∙의류 산업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시장이지만 E수입 시장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유럽으로 수출할 때 부과되던 섬유∙의류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8~12%, 신발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16.8~17%가 즉시 철폐된다(일부 민감 품목은 5~7년에 걸쳐 철폐). 관세 철폐 효과는 과거 방글라데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수출되는 제품은 2011년 일반특혜관세제도(GSP, 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가 발효된 뒤 유럽 의류 수입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방글라데시산(産) 의류 제품의 수입은 2010~2016년까지 16.8% 고(高)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이 2010년 9.4%에서 2016년 18.4%까지 확대됐다. 만약 유럽연합(EU)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원부자재 조달 능력이 강화되는 이점이 있다. 베트남의 섬유∙의류 산업은 섬유 소재를 중국, 한국, 대만 등으로부터 수입해서 봉제한 후 의류 완제품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산업의 85%가 단순 봉제 가공 형태의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원부자재 부문의 경쟁력은 취약하기 때문에 원부자재의 현지 조달률은 55%에 불과하다. 또 유럽으로 수출하는 신발의 관세율이 철폐됨에 따라 가격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매년 높은 한 자리 수로 증가하는 베트남의 인건비 상승 부담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바이어를 새롭게 영입하는 것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온라인 채널의 대응 능력이 실적 좌우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

2017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국내 패션 시장은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하반기 이후부터 국내가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변해가자 민간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8년 국내 패션 산업의 환경은 중립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전반의 영업실적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경기는 완만한 회복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 등으로 민간소비심리는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 패턴의 변화로 패션 업종의 성장은 국내 경제 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패션 기업들의 전반적인 신용 등급의 전망은 중립적이다. 매출액 증가는 제한적이겠지만 유통망의 효율화를 통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각 기업들이 재고자산 관리를 강화하고 유통망 확장에는 제한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재무적인 안정성도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최근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실적의 차별화를 꾀하거나 경험 소비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 패션 산업의 경계 확장에 따른 콘텐츠의 확보 등이다.


향후에도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은 자사 온라인몰을 운영 또는 론칭을 계획하거나 기존의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업체별로 온라인 채널의 적절한 수요 대응 능력에 따라 실적의 차별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또 오프라인 유통망, 온라인과 모바일 판매 플랫폼의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구매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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