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협회에서 2017년 정유년 한해를 뒤돌아보는 대한민국 패션업계의 주요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뉴스와 키워드, 실무자들의 의견 수렴은 물론 100만 여건의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정된 올해의 뉴스 1위는 ‘4차산업혁명’ 이었다.

대세로 떠오른 1인 소비시장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고 외치는 ‘욜로족’들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족’, 특정 문화에 심취하며 돈과 시간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덕후’, 문화산업을 넘어 혼행족들을 위한 여행 산업에 파고든 1인 패키지까지. ‘싱글슈머’와 ‘일코노미’ 등 명칭은 다양하지만 그 근본에는 자신의 삶을 오롯이 즐기고 싶은 1인 소비자의 욕구가 숨어있다.

1인 가구는 이제 엄연한 대한민국 소비시장의 중심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 가구 소비량은 지난 2015년 기준 520만 가구로 27.2%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1인 가구의 연령층은 주로 20~30대로 30대 이하 연령대의 52.6%를 차지해 구매력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그레잇! 유통기업 PB 상품

이제 소비자들에게 대형 유통업체들의 자체 의류브랜드(PB) 상품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대형 유통 3사 뿐만 아니라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셀렉트숍들 또한 PB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 PB브랜드 ‘데이즈’는 지난 2016년 매출 4680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2642억원에서 56%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PB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체들은 단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기존 PB 상품기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트렌디함과 다양성, 상품력을 구축한 브랜드로의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에 따라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와의 상생으로 지속 성장 모델 추구

지난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덩치 큰 기업의 ‘갑질’을 걷어내고 중소상공인과 가맹점주, 골목상권으로 대변되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을에 대한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등장하며 요식업계에서 크고 작은 이슈가 탄생하기도 했다. 

패션산업의 흐름에 따라 갑도 을도 될 수 있는 패션기업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대리점과 협력사와의 상생 관계 형성을 위한 자발적인 자정 노력과 함께, 실질적인 기업 내부 검증과 보완의 노력을 요구받게 됐다.

복고, 트렌드가 되어 돌아오다

1980대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대한민국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에 능숙하고 지역사회와 정치에도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사회적 혼란기에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저항'을 상징하는 유스컬쳐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힙합, 서핑, 스케이트보드 등 과거 소수 젊은 층의 하위문화로 인식되던 유스컬쳐를 등에 업고 스트리트 캐주얼과 복고 트렌드가 대한민국 패션업계의 캐주얼과 스포츠 시장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2017년에는 패션기업에서 유스컬쳐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구조 고도화 시작한 패션 업계

2017년 패션업계는 장기화된 불황에 맞서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전개하는 브랜드를 탄생시키거나 비효율 브랜드들을 정리, 혹은 기존 브랜드를 리셋하며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은 지난 9월 2018 S/S 시즌을 위해 자사 남성복 브랜드 ‘지오투’와 ‘브렌우드’, ‘스파쏘’의 브랜드 리셋을 단행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또한 패션업계는 제품의 회전율 증대와 재고율 감소를 위해 끊임없는 프로세스 혁신을 시도했다. 유통망 확대나 브랜드 강화 등 단순히 브랜드의 외형을 확장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이익률 개선을 위한 방안 강구를 통해 지속되는 패션업계의 장기 불황을 극복하려 했다. 한세엠케이(대표 김동녕, 김문환)는 지난 12월 전자 라벨을 의미하는 RFID 태그를 활용한 의류 유통관리 혁신을 인정받아 ‘제24회 기업혁신대상 시상식’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