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협회에서 2017년 정유년 한해를 뒤돌아보는 대한민국 패션업계의 주요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뉴스와 키워드, 실무자들의 의견 수렴은 물론 100만 여건의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정된 올해의 뉴스 1위는 ‘4차산업혁명’ 이었다.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는 지난달 7일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성수공간에서 패션 전문 기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도 한국패션협회 언론간담회’를 개최했다. 매년 연말에 '한국패션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해온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한국패션협회 홈페이지와 패션넷코리아 게재 글, 그리고 주요 포털사이트 데이터 분석 과정을 통해 지난 정유년 대한민국 패션업계의 주요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한국패션협회는 먼저 총 3200여개 패션업계 뉴스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20개 키워드 선정했다. 이어 선정된 20개 이슈 키워드들을 패션업계 실무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했으며 올 한해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기사들과 정보 빅데이터 약 100만 건을 분석해 중요도와 관련도를 기준으로 최종 10대 후보뉴스를 선정했다.

패션업계 실무자와 전문가 총329명의 설문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정된 2017년 최종 10대 뉴스는 ‘4차 산업혁명, 패션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모바일 채널, 이커머스 마켓 장악’, ‘험난한 경영환경, 노사 협력 노력’과 ‘히트 아이템 돌풍’, ‘사드 여파로 차이나 플러스 부각’, ‘대세로 떠오른 1인 소비시장’, ‘ 슈퍼 그레잇! 유통기업PB상품’, ‘협력사와의 상생으로 지속 성장 모델 추구’, ‘복고, 트렌드가 되어 돌아오다’, ‘구조 고도화 시작한 패션업계’다.

한국패션협회는 “지난 정유년 한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이슈와 함께 패션산업은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에 디자인 감성산업이었던 패션산업은 이제 데이터에 기반을 둔 플랫폼 혁신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소비, 유통, 스타일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 패션산업 패러다임 변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뤄낸 4차 산업혁명의 열풍은 패션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디자인 감성산업이었던 패션산업은 이제 아마존과 구글의 패션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데이터 기반 플랫폼 혁신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는 4차 산업혁명에 직면한 패션산업이 향후 추천 알고리즘과 큐레이션 서비스 등 일명 ‘취향저격’ 고객 맞춤형 제품 기획을 위한 패션 A.I MD 도입 등을 통해 보다 발전할 것이며, 인공지능(A.I), 딥러닝 등을 이용한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 시장 확대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1월 섬유센터 3층에서 개최된 ‘2017년 하반기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카와이 타쿠 FRI&컴퍼니 대표는 일본의 소자녀화와 인구고령화로 인한 시장축소와 노동력 부족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디지털화를 통해 A.I화된 물류망 정비와 생산연동이 자유로운 전자상거래 전략, 그리고 고유의 브랜드력 강화로 개선해야 하며 이에 실패한 기업은 거대 EC기업에 잠식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모바일 채널, 이커머스 마켓 장악

모바일 쇼핑거래규모가 월 4조원을 돌파했다. 확고한 사이버 인프라를 바탕으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들의 쇼핑 플랫폼이 급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브랜드 가치 하락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의 자사몰 강화는 당연한 수순으로 평가받고 있다.

PC온라인 서비스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오프라인 로드숍과 연동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를 무너뜨린 O2O(Online To Offline) 채널이 지난 한해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며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의 확산과 더불어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이나 소비자들의 지지를 통한 다양한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강세를 보였다.

이렇듯 늘 휴대하며 언제라도 온라인에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을 중심으로 모바일 채널이 이커머스 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패션업계에서는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험난한 경영환경, 노사 협력 노력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는 자사의 그룹계열사 900여명의 직원을 100% 정규직으로 채용함은 물론 경력단절 여성 채용프로젝트 등 다양한 취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형지는 고용창출과 고용안정을 위해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제1회 올해의 중견기업 대상’ 고용창출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렇듯 정부가 권장하는 노동법의 모범 사례가 패션업계에서도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전안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 시행됐으며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6370원에서 16.4% 상승한 7539원으로 인상했다. 한패협은 “중간관리자의 근로자성 인정 등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노사가 협력해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극복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히트 아이템 돌풍

지난 한해는 운동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대기할 때 입는 파카에서 유래된 벤치파카와 TV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같은 힙합 열풍을 타고 확산된 스트리트 무드와 함께 성장한 스트리트 웨어, 유스 세대의 키 아이템으로 사랑받는 후드 티셔츠 등, 단일 아이템이 크게 히트하며 패션업계의 긴 불황에 단비 같은 매출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롱패딩 열풍이 매우 거셌는데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의 경우 이 바람을 타고 지난 11월 한 달간 매출액 940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대비 170% 이상 뛴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공급사로 나선 ‘탑텐’과 롯데백화점이 공동으로 기획한 ‘폴라리스 롱패딩’, 소위 ‘평창 롱패딩’의 경우 올 시즌 최고 히트 아이템이란 평을 듣는다.

‘사드’ 여파로 ‘차이나 플러스’ 부각

대한민국 패션기업들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여파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기존 중국에만 집중했던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확대했다.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지난 11월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패션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진출 방식에서도 많은 변화가 감지됐다. 기존의 직진출 방식은 물론 라이선스 비즈니스,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 등 다양한 방식이 등장한 것. 한국패션협회는 지난달 중국 모바일 신유통 플랫폼 ‘샤오홍슈’와 MOU를 체결하며 한국 패션 브랜드가 중국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FOCUS] 한국패션산업은 ‘패러다임 전환’ 중(2)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