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피혁이라는 개념조차 대중들에게 생소할 시기, 특수피혁 핸드백 OEM업체를 설립해 글로벌 OEM업체로 성장시키고 최근에는 내수시장 진출에도 성공한 김용 주노콜렉션 대표를 만나 주노콜렉션의 역사와 앞으로의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001년 일산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주노콜렉션은 올해 기준 매출액 300억원이 넘는 글로벌 특수피혁 핸드백 OEM업체이자 패션 회사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가내수공업 수준의 국내 생산에서 벗어나 중국 공장을 설립해 규모를 키워나갔으며 2011년에는 베트남으로 생산 본부를 옮겨 현지 고용 인원만 740여명을 자랑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특수피혁이라는 말이 생소할 시점 사업을 시작해 유럽다음으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일본 특수피혁 핸드백 OEM 시장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비결은 무엇일까?’이에 대해 김용 대표는 “주노콜렉션의 제품은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바이어와 클라이언트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며 “OEM업계 특성상 한 번 믿고 신뢰하면 그 관계가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단순히 특수피혁 핸드백 OEM사업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2014년 특수피혁 잡화 브랜드인 잘모이를 론칭하며 패션사업에도 발을 디뎠다. 수많은 특수피혁 핸드백을 만들어 본 그였지만 OEM사업과 브랜드 사업은 분명히 다르고 자칫해서 실패라도 하면 그동안 이뤄놓은 것이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그런데도 패션브랜드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솔직히 나만 생각한다면 이미 다져놓은 OEM사업으로도 충분이 만족하며 살 수 있었다”며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높은 퀄리티와 디자인을 통해업계에 신선함을 안겨준 잘모이와 더불어 주노콜렉션은 ‘카바스 바이 잘모이’, ‘피플오브더월드’ 등 핸드백에서 벗어나 잡화군과 의류까지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들을 론칭하고 내년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 전개와 코스닥 이전 상장에 나서는 등 더 큰 도약을 향한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우연한 만남이 평생의 사업으로
글로벌 특수피혁 핸드백 OEM사업과 여러 개의 핸드백 및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주노콜렉션의 대표인 그는 예상과 달리 처음부터 특수피혁 사업을 할 계획이 없었다. 김 대표는 과거 일본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어 능통하게 구사했던 일본어 덕분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국내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그 회사는 곧 문을 닫게 됐고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사업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가졌다. “핸드백 OEM사업은 무역이라는 것 외에 나와 접점이 없었다”며 “그런데 사업을 위해 가죽과 핸드백을 공부하면서 이 분야 나와 맞는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일본통이라는 장점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일본시장에 납품하며 회사의 세를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 규모의 국내 생산 공정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김용대표는 중국 산둥성 지역에 생산 공정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이 때 김대표는 해외생산부터 제품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과 넓은 인맥을 가진 백인광 부대표를 영입했다. 김용 대표는 백인광 부대표와 협력해 지난 2006년 중국에 생산 공정을 설립하고 주노콜렉션 제품 생산기지로  사용하며 대규모 주문에도 무리 없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
련했다.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의 전환

큰 결단을 통해 세운 중국 공장이지만 얼마 안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다른 수많은 기업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었으며 인건비도 과거와 달리 상당부분 오르면서 중국 공장의 장점이 약화되고 있는 시기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용 대표는 중국을 대신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리하여 찾은 곳이 현재 주 노콜렉션의 생산 본부가 있는 베트남 공장이다.

김 대표는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특수피혁의 특성 상 동물협약을 준수해야 하는데 이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곳이 베트남이었다”며 “또 당시에는 가죽을 다루는 핸드백 생산 인프라가 전무했는데 주노콜렉션이 들어가고 핸드백 제품 생산인프라가 생겨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베트남 생산 기지 설립 당시 백인광 부대표가 매우 애썼다”며 인터뷰 내내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용 대표는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일본 영업을 전적으로 내가 맡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공장이전에 신경 쓰기 벅찼다”며 “그 대신 백 부대표가 현지 변호사와 회계법인 알선, 코트라 미팅 등 전문업체에 일임하지 않고 촘촘히 살펴준 결과 지금의 베트남 생산 공정이 설립됐다”고 말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패션 사업 진출
지난 십수 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안정된 사업기반을 확보한 김용 대표는 2014년 특수피혁 핸드백 브랜드 ‘잘모이’를 론칭하며 패션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내수 경기침체와 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브랜드 사업을 결심한 계기가 무었이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나의 다음을 이을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이자 다양한 사업 경험과 회사 발전을 위한 기반을 닦아 놓고 싶다”며 “아직도 대중들에게는 낯선 특피가죽의 대중화를 여는 사명감도 가지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잘모이와 같이 주노콜렉션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기존의 흔한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특수피혁 소재의 브랜드들이다”며 “차별성과 가성비를 앞세워 고객들에게 다가선다면 분명히 시장은 반응할 것이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 준비
작년 6월 주노콜렉션은 코넥스에 신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코넥스는 코스닥시장 상장 이전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지난 2013년 7월 1일부터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주노콜렉션은 코넥스에 상장하기전 코스닥 직접 상장도 검토했지만 논의 끝에 코넥스에 먼저 상장을 결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코스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본이 좀 더 필요하다”며 “이 준비를 촘촘히 하는 동안 코넥스에 우선 상장하면 이미 투명성은 검증된 만큼 매출만 잘 올리면 코스닥 상장은 문제 없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브랜드 비즈니스 전개
주노콜렉션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이미 백화점과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 등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 이미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추후 중저가의 가격대에서 고품질 소재의 제품을 판매하는 가두매장 준비를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노콜렉션의 카바스 바이 잘모이나 피플오브더월드는 특별함과 차별성을 모티브로 성공을 꿈꾸며 치열한 삶을 사는 여성들을 위한 브랜드다”며 “소가죽과 양가죽에서 벗어나 고급소재인 특수피혁으로 만든 핸드백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한 “희소성 높은 소재인 특수피혁으로 만든 백을 어떻게 타 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주노콜렉션은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죽공급자와의 직접 거래를 통해 소비자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주노콜렉션은 내년 3월 2019 F/W 서울콜렉션쇼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주노콜렉션의 다양한 백들을 글로벌 바이어들과 프레스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신뢰를 통한 경영만이 해답
주노콜렉션은 각 사업 부문별로 분업화가 이뤄졌으며 부문장의 결정과 권한이 강한 편이다. 김용 대표는 “회사의 대표가 사소한 것 까지 참견하면 될 일도 안 될 수가 있다”며 “최종결정은 내가 하겠지만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부문장들에게 맡기고 있고 이 점이 우리 회사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처럼 나만의 회사가 아닌 직원들 모두의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회사를 내 회사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계속해서 나와 준다면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은 문제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용 대표는 오너의 권한과 권위보다 회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인물을 키워내고 싶어 했다. 김 대표는 “1세 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다음 세대는 다음 세대의 인재가 끌고 나가는 것이 맞고 누구한테 지금의 자리를 물려주기 보다는 검증가능한 사람이 꼭 내부 인재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라도 존재한다면 회사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