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창동에 둥지를 튼 재미 교포 2세 출신의 젊은 듀오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 이세(IISE)는 다음 세대라는 의미를 감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이전의 것으로부터 영감받아 이세만의 시선과 색깔로 과거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하는 것이 즐겁다는 형제이자 동료인 이세의 듀오 디자이너 김인태 & 김인규를 만났다.

주목받는 신예 브랜드 이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뉴욕 패션위크 공식 프로그램 ‘컨셉코리아’ 참여 브랜드로 선정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브랜드 라이의 이청청 디자이너와 함께 조인트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용감한 형제는 패션캐피탈 뉴욕에서 루키 디자이너의 작지만 커다란 첫 발걸음을 뗐다.

형제인 듀오 디자이너는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형 김인태가 CEO를 맡아 경영과 마케팅을 맡고, 동생 김인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인을 담당한다.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덕분에 코메리칸인 형제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이세 디자이너는 “한국 여행을 하게 됐는데 한옥의 곡선미, 한복의 전통적인 디자인, 원단, 천연염색 등을 통해 서양문화와 다른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됐다”며 “그로 인해 한국의 전통미와 컨템포러리 디자인을 결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 형은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금융을 전공했고 동생은 뉴욕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세 디자이너는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며 “생소하고 새로운 분야지만 실제 업무를 통해 패션을 배우고 있고, 정식으로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이 많아 오히려 이 부분 때문에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루엣은 주로 한국의 전통적인 문물, 한옥, 승복, 태권도 유니폼, 색깔 등에서 영감받아 디자인 하지만 현대적인 것들을 많이 접목해 소비자들이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옷을 만든다. 한국 사람이 볼 때 ‘한국적이다’라고 느끼지는 못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형제에게 승복, 태권도 도복, 가구 창틀, 네모들의 비율, 밸런스, 대칭 등은 그들이 처음 경험하는 설레는 한국적 모티브였다.

이세만의 색깔이 분명한 것은 ‘컬러’다. 블랙과 인디고를 모두 한국 천연염색 기법을 통해 한정 수량으로 제작한다. 한국적인 천연 염색의 베이스는 감물, 숯, 인디고 가루로, 화학염색으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깊이와 품격을 자아냈다. 이세 디자이너는 “제품마다 원단을 염색 후 손으로 짜내며 생긴 특유의 무늬와 주름이 존재하고 여기서 색깔과, 주름이 다 다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적이라는 의미는 주관적일 수도 있고 보편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세는 한국의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고 구석구석 느끼려고 한다. 이세 디자이너는 “건축물, 가구, 옷감, 거리의 문화 등등 되도록 자세히 살펴본다.”며 “미국이라는 다른 문화에서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한국의 문화를 보고 느낄 때 적절한 거리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패션을 추구하는 이세는 “어렸을 때부터 스트리트 패션을 접했고, 자연스럽게 생활의 한 부분이었기에 당연한 행보”라고 말했다. 특히 스트리트 패션은 ‘이세만의 아이덴티티를 녹여서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카테고리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이세만의 컨셉을 기반으로 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만들어 옷뿐 아니라 주방용품, 문구류, 음식, 술 등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계획이다.

지난 3년간 경복궁과 청와대를 지나 자신들의 쇼룸으로 출근하는 용감한 형제는 길에서 만난 경찰과 시민 사이의 역동성을 느꼈다. 두 사람은 “경복궁과 청와대는 전 세계가 소통으로 가는 전진은 저항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저항을 통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발전에 반영하되, 저항은 갈등의 상징이 아닌 커뮤니티의 상징인 이세의 2019S/S 컬렉션에 그대로 반영돼 경찰 제복 및 시위대의 옷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과 천연염색기법이 다수 포함됐다.

런웨이 이후 소비자와 바이어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이세디자이너는 “현재는 수출을 많이 하는데, 뉴욕 패션위크가 끝난 후 런웨이에 올렸던 옷에 대한 문의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에 대한 관심도도 부쩍 늘어, 바이어 미팅도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세의 듀오 디자이너는 내년 2월에 2019F/W 뉴욕 패션위크 ‘컨셉코리아’에 다시 참가한 뒤, 3월에는 2019F/W 서울 패션위크 참가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라고 귀띔을 했다. 내년에는 이세만의 컨셉으로 ‘50년 뒤 서울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을까?’ 라는 재미있는 컨셉의 쇼를 선보일예정이다.

이세 디자이너는 “전통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전통에 얽매여 있는 것도 아닌, 한국의 미학과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이를 이세 나름대로 해석하여 새로운 룩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용감한 형제의 ‘코리안 랩소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