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프린트 패턴을 시그니처로 선보이는 디자이너 브랜드 ‘그리디어스’는 확실한 정체성을 가진 젊은 브랜드다.
당당한 자신의 성격을 반영한 듯한 대담하고 화려한 문양으로 무장한 여 전사는 이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의 검투사로 나섰다.

지난 5월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디자이너 5인이 ‘K-Collection in 모스크바’ 행사를 통해 모스크바 패션 시장에 첫 깃발을 꽂았다. 그 중에 올해 월드 스타 디자이너로 선정된 그리디어스의 디자이너 박윤희가 포함되어 있었다. 화려한 스팩의 유학파는 아니지만 내셔널 브랜드에서 다진 기본기로 늘 열정적이고 변화무쌍한 패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박윤희는 이제 K-패션의 전령사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올해 2월 세 번째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한 그리디어스는 프랑스 왕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테마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낭만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시절 마리 앙투아네트의 스타일에 그리디어스 특유의 개성을 더한 의상들은 현지 바이어와 프레스들의 주목을 받으며 국제적인 성공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뉴욕이나 파리 등에서 패션쇼를 열게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단순히 사업 확장을 위한 도전이 아닌, 대한민국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발전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어릴 때부터 뉴욕이나, 파리에서 컬렉션을 해보는 것이 꿈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샤넬, 디올 과 같이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정체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뜬금없이 어떻게 패션 디자이너가 되었냐고 질문했다. 이에 디자이너는 “패션학과를 나온 어머님의 영향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디자이너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라는 목표만을 의식하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의상’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고 ‘자신’에 대한 발견이 필요해 회사를 그만두고 디자이너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다.”며 디자이너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녀가 전개하는 브랜드 ‘그리디어스’는 2014년 팝 가수 비욘세가 즐겨 입으면서 ‘비욘세가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디자이너는 브랜드 그리디어스를 통해 매 시즌마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독창적인 프린트의 컬렉션을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시그너처 룩을 가지고 씩씩하게 자신만의 마이웨이를 걸어다는 대기만 성형 디자이너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소 어려운 브랜드명인 ‘그리디어스((Greedilous)‘는 가치관에 대한 욕망을 나타내는 ‘Greed’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따온 ’Lious’를 조합하여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로써 역사와 깊이가 같이 전해지는 브랜드를 나타낸다.

그녀가 컬렉션을 위한 디자인적인 영감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영화를 볼 때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컬러의 의상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브랜드를 전개하는데 있어 그녀는 단순히 옷을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옷들에 정체성을 부여한다. 소위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디자이너다.

최근에 많은 방송과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주가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는 그녀는 디자이너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일에만 재능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디자이너가 방송에 나와 ‘스타성’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트랜드에 맞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적 일 외에도 다른 방면으로도 만능엔터테이너로써 재능을 뽐내는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윤희 디자이너는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확고하게 말했다. 그녀는 단호한 어조와 표정으로 “대한민국에는 어떤 패션브랜드가 있어?라고 물었을 때 ‘그리디어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의 이러한 꿈은 단순한 ‘희망사항’처럼 보이지 않는다. 유학파가 아닌 국내파지만 근성과 열정에 있어서만큼은 해외파 그 이상이다.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를 만났을 때 발휘되는 당당하고 활발한 사교성은 옷과 그녀가 마치 ‘일란성 쌍둥이’ 같다는 의미지를 심어준다. 느리지만 꾸준히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결같은 시그너처를 통해 장인의 DNA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