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창간한 국내 최고의 패션 문화 전문 매거진

●이현원 울마크컴퍼니 한국지사 대표

2017년 12월 07일 20시 02분 입력

"울마크컴퍼니 한국지사는 국내 소비자들과 패션 브랜드들에게 울의 장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 협업과 직원 교육, 산학 협력 등 홍보·마케팅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호주산 울 홍보와 울마크를 비롯한 브랜드의 상업적 개발을 담당하는 울마크컴퍼니 한국지사의 이현원 대표를 만나 회사의 소개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1930년대 세계 울 생산을 주도하고 있던 몇몇 국가들이 울 생산을 국제적으로 협력해 촉진하자는 뜻을 모아 기구를 만든 것이 울마크컴퍼니의 기초가 됐다. 이후 한국전쟁을 거쳐 호주의 양모 사업은 활황을 맞고 호주산 울에 대한 연구와 홍보, 마케팅 촉진을 위한 기구인 오스트레일리안 울 코퍼레이션(Australian Wool Corporation)이 지난 1973년 설립된다. 하지만 화학섬유의 빠른 성장세와 울에 대한 최저 가격 체계가 중단되면서 울 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호주산 울 기관들은 통합과 분리를 겪고 오스트레일리안 울 이노베이션(Australian Wool Innovation 이하 AWI)이 지난 2007년 울마크브랜드와 울마크컴퍼니를 인수, 울에 대한 R&D와 마케팅, 산업적 서비스 공급을 책임지게 된다. 이후 전 세계 울마크컴퍼니 지사들은 울에 대한 마케팅과 홍보 협업 사업 등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울마크컴퍼니 한국지사는 설립 초기 기술개발에 전념하다 최근에는 국내시장에 울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 국내업체와의 협업을 주도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울마크컴퍼니에서 하는 홍보와 마케팅엔 어떤 것이 있나?

울마크컴퍼니는 양의 종자 개량 같은 목양산업부터 원단 제조와 봉제, 마케팅 홍보까지 맡고 있다. 한국지사의 경우 본사와 달리 모든 작업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예전 한국 지사의 중심 활동은 기술 분야였다. 과거 소재 개발과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울 제품을 상품화 하는 것이 메인 활동이었다면 요즘에는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나누고 상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 교육이다. 또한 디자이너들과 패션 브랜드가 울 제품을 많이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울 제품을 구매하는 분들을 위한 카탈로그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협업 라인 론칭 파티를 진행해 파티에 오는 사람들이 울마크를 알 수 있게 소개하는 일을 진행한다. 또한 국내의 울을 소재로 생산하는 기업들과 협업해서 국내 브랜드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호주산 울의 특징을 알고 싶다.

양이 전 세계에 2억 마리에서 2억 5천만마리 정도 있다고 하는데 호주에는 대략 7500만 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호주는 풀이 많이 자라는 지역이라 따로 사료를 주지 않아도 돼 생산비가 적다는 이점이 있고 기후가 온화해 가늘고 고운 털을 가진 양들을 키우기에 적합하다. 울을 의류용으로 사용하려면 가늘고 고와야 하는데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양털들은 두꺼워 옷으론 못 만들고 주로 카페트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의류용 양모의 75% 이상은 호주산 양모라고 추정한다. 의류용으로 적합한 양모를 생산 하는 곳이 호주이기에 호주의 양의 수는 비록 전체 양의 수의 4분의 일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고급 울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울마크컴퍼니 회원사가 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울마크컴퍼니 회원사가 누릴 수 있는 첫 번째 혜택은 울마크 등록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울마크 상표는 섬유 소재 상표 중에서 인지도와 품질 면에서 상위권으로 인정받는 상표이자 사용권이다. 또 울마크컴퍼니의 회원사는 울랩에 참여할 수 있고 각종 기술 세미나를 들을 수 있으며 울마크컴퍼니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울의 새로운 기술 개발을 같이 진행하면서 소비자 판촉 활동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울마크 인증기준은?

울마크 인증기준을 통고하기 위해선 울마크컴퍼니의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하며 해당 회사의 제품이 시험기관의 인증 규격에 맞아야 한다. 울마크는 100%울이 기본이다. 시험기관은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가 100%울인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울의 견뢰도나 색상의 변화, 마모성과 물세탁 가능 여부들을 시험한다.

울마크 어패럴 케어는 어떤 것인가?

울마크 어패럴 케어 시스템은 본사의 전략이기도 하다. 보통 울이라면 세탁하기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오래전에 이뤄져 드라이클리닝 뿐만 아니라 물로도 세탁이 가능하다. 드라이클리닝으로만 울을 세탁하면 환경에도 좋지 않고 비용 또한 많이 든다. 하지만 물세탁이 가능한 울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면 이러한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을 해외에서는 잘 알고 고객들이 많이 선호하는데 비해 국내에서의 호응은 아직 부족하다.

남성복이나 여성복 이외에도 아웃도어나 스포츠, 슈즈 등 다양한 복종에 울이 쓰이고 있는데 울마크컴퍼니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패션 시장을 보면 전체적으로 주춤하고 있는 추세이다. 시장 성장률 또한 2~3%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는 복종은 액티브와 애슬레저로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수트나 코트의 수요가 국내에서 감소한 만큼 울마크컴퍼니도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포츠, 애슬레저를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국내 주요 스포츠·아웃도어 업체들과 함께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울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세미나와 전시회도 다양하게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울 유니폼의 경우 규모도 크고 한번 계약이 성사되면 지속적으로 연장되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유니폼으로서의 울이 가진 장점과 새로운 소재들을 1년에 한 번씩 설명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또 이번에 특별히 진행하는 설명회는 자동차용 울을 소개하는 설명회다. 최근 자동차용 내장재로 울이 많이 쓰이고 있는데 가솔린차를 대체해 친환경차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차에 적합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알리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인 독일현지 직원도 초청해 개발 현안과 울이 얼마만큼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학 협력 사업도 많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패션학과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준비할 때 울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울마크컴퍼니 한국지사는 ‘에스모드’와 ‘사디’ 같은 패션학교 졸업생들에게 울를 제공하고 학생들을 선발해 해외여행의 기회도 주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 설명회나 강의 제의가 들어오면 학생들에게 울에 관해 설명하기도 하고 있다.

울마크컴퍼니 프라이즈는 무엇인가?

이 상은 50여년 전에 입세로랑과 칼라커펠트가 한 번 수상하고 명맥이 끊겼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 때 상을 받았던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디자이너로 성장한 만큼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을 부활시켰는데 그게 대략 7~8년 전이다. 지금은 시상식의 규모가 커져서 남성복과 여성복을 분리하고 전 세계에서 지역 대회를 진행한다. 각 지역에서 선발된 디자이너들은 5~6000만원에 달하는 상금을 받고 세계대회에 출전하며 본선 세계대회의 상금은 1억 5000 만원 정도다. 또 신진 디자이너들한테 선배 디자이너들이 격려하고 교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며 유통업계 관계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

친환경 소재와 공정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울마크컴퍼니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울은 화학소재가 아니고 자연에서 얻는 친환경소재다. 거기에 호주의 목양업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양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정성들여 키우고 있다. 또한 공정 중에 양에게 있는 곰팡이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쓰는데 울마크컴퍼니는 친환경적인 살충제를 쓰고 있으며 양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등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인식에 맞춰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랩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다.

울랩은 단순한 트렌드 자료가 아닌 일종의 소싱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소재 브랜드들이 울랩을 통해서 소개하고 싶은 소재를 패키지로 만들어 세계 각국으로 보내고 전시회도 함께 진행한다. 울랩으로 관심 있는 소재의 생산 국가를 알 수 있고 울랩의 기재된 숫자를 통해 해당 소재가 어느 회사의 어떤 소재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울랩은 소재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원하는 샘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울랩의 테마는 본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대신 밀라노의 전통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쳐 제작했다. 울랩에 대한 성과도 평가하는데 주로 얼마나 많은 브랜드에 울랩을 소개했는지, 얼마나 많은 소재를 소싱했는지 등을 본다.

국내의 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협업 진행 방향을 들을 수 있을까?

울마크컴퍼니는 올해도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앤더스벨’과 같은 온라인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현대홈쇼핑에서 새로 론칭한 PB브랜드와의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호주 타스마니아 지역에서 생산한 울로 만든 니트웨어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파크랜드에서 전개하는 ‘제이하스’와의 캠페인도 올해 진행했다. 내년 시즌에는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백화점과 진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함과 동시에 스포츠·애슬레져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일 방침이다. 특별한 울마크 택과 영상도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지금까지 남성복에 비해 여성복 브랜드와의 협업이 적었는데 국내에 영향력 있는 여성복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하려고 하며, 쿨 울 제품과 상하이, 뭄바이 등 아시아 지역의 브랜드들과 연계한 협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나 브랜드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울의 장점은?

울이 난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울은 다른 소재와 달리 불에 잘 타지 않아 항공기 시트커버에 많이 쓰이고 있다. 또 소취성을 지니고 있어 불쾌한 냄새를 줄여준다. 언더웨어나 양말 같은 경우 면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면 냄새 때문에 오래 입기 힘들지만 울을 소재로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를 줄여준다. 그 이유는 울이 습기를 머금으면 나무껍질 같이 생긴 조직이 열리는데 그 사이로 공기가 출입하면서 냄새를 일으키는 성분들이 같이 스며 들기 떄문이다. 또한 화학적인 분자들과 울 분자들이 결합이 잘 돼 냄새가 빠져나가기 어렵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포츠나 언더웨어 쪽에서 울 소재가 많이 쓰이고 있다.

울 소재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다.

울 마켓의 전반적인 크기는 줄었지만 전체 섬유시장 내에서 울의 부가가치를 따져보면 약 8%정도로 사용량에 비해 가격이나 가치가 높다. 또 국내의 젊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소재를 관찰하는 비율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의 국내 울 소비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